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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골뱅이 무쳐 먹기나의 이야기/주안상 2008. 11. 5. 02:06
골뱅이 한 캔, 대파 한뿌리 반, 청양고추 양껏, 깻잎 몇 장. 마트에서 산 천원짜리 파채칼로 눈물 뚝뚝 흘려가며 파를 채썰어서 고추가루 팍팍, 식초 조금, 설탕 조금 넣고 팍팍 무친 다음 소면 사리를 한쪽에 얹고 참깨 팍팍 뿌리면 완성! 맥주와 함께.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하고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싱싱한 대파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골뱅이 무침으로 메뉴 급변경. 대충 무쳐서 맥주랑. 요리에 서툰 이들이 가장 쉽게 하는 실수가 계량이다. 재료나 양념을 꼼꼼히 계량하기만 해도 요리의 반은 성공인데 알려진 레시피를 무시하고 자신의 직감을 너무 믿다보니 아주 짜거나, 아주 달거나, 아주 싱거운 요리가 나오게 된다. 오늘 무친 골뱅이는 너무 달았다. 설탕을 많이 넣었나보다. 이런 맛이라면 그냥 깡통에 든 골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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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식 가옥나의 이야기/대화 2008. 11. 4. 03:32
글을 쓸 때 웬만하면 한자어를 안 쓰려고 하는 편인데 이런 경우엔 '집'이라는 우리말 보다 '가옥'이라고 해야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도시나 그렇겠지만 구시가지엔 오래된 건물이 많다. 그 중에 저런 일제식 가옥도 볼 수 있는데 얼마전 보게 된 저 집은 약간은 기이한 느낌을 자아냈다. 전형적인 일제식 2층 가옥. 굴뚝까지 따로 있다. 전기 계량기가 떼어져 있고, 대문너머 마당의 상태를 보아하니 사람이 살지 않은지 꽤 오래된 모양이다. 그런데 꽃이 피어 있었다. 매화와 자목련인가? 담쟁이 덩굴이 굴뚝과 건물을 아무렇게나 타고 올라가는 사이로 매화와 자목련이 피어 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마치 한껏 멋을 낸 플래퍼 스타일의 신여성이 금방이라도 대문을 열고 나올 것만 같았다. 처음 봤을 땐 꽃이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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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꽃나의 이야기/꽃세상 2008. 11. 4. 00:59
재개발 예정인 오래된 아파트 단지엔 이것저것 볼 게 많다. 요즘 같은 봄날엔 넓은 단지 구석구석마다 꽃이 많이 피어있어 지나갈 때마다 꽃구경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며칠 전에도 지나가는 길에 아파트 바로 앞 뜰에 잡초와 함께 웬 새초롬하게 생긴 꽃이 피어 있길래 가만히 들여다봤다. 쓰레기까지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곳에 곱게 피어 있는 모습이 신기해 아파트 현관에 앉아 얘기를 하고 있던 할머니 두 분께 여쭤봤다. "할머니 이 꽃이 뭐예요?" "어. 그거 메꽃이여. 밥 해묵으면 맛나." "예? 메꽃요? 이걸로 밥을 해먹어요?" "아니 인자 꽃 떨어지고 열매 나문 그걸로 콩처럼 밥 할때 넣어 묵으면 맛있어." "아~" 할머니 얘기를 듣고 잠깐 동안 쪼그려 앉아 이리저리 살펴보며 사진을 찍었다. 몇 장 찍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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