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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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티 보이즈 - 저열한 남자들의 세계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29. 21:20
는 졸업작품인 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면서 데뷔했던 윤종빈 감독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호스트바 선수들을 다룬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많이 불편합니다. 영화 초반은 보통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밤의 세계를 다루면서 꽤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불편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재현(하정우)은 호스트 바의 리더(영화 소개에 리더라고 나오던데 영화만 봐서는 호스트 바의 리더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없겠더군요.) 입니다. 빚에 쪼들리면서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틈만 나면 여자들 등이나 쳐먹으려고 하는 쓰레기입니다. 승우(윤계상)는 부자였던 집안이 갑자기 몰락해 호스트로 일하고 있지만 가슴 한 켠엔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사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인간도 전형적인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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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은 다르다!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22. 11:58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미국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 번째 배트맨. 가 드디어 국내에 개봉했습니다. 이미 미국 현지 반응도 폭발적이고 국내에서도 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접하신 분들이 한결같이 호평을 하고 있는지라 개봉하기만을 손 꼽아 기다렸습니다. 직접 확인해보니...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대단하더군요. 는 연출과 시나리오, 배우들의 연기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멋집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서 배트맨 시리즈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의 국내 흥행에 의문을 나타내는 기사가 종종 눈에 띄는데요, -다음의 메인 화면 상단에는 며칠째 '배트맨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라는 제목의 지식검색 문구가 떠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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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싸이클 다이어리 (The Motorcycle Diaries, 2004)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17. 20:58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체 게바라는 자신의 이상이 불가능하다는걸 알았던 것일까? 내 십대를 좀먹던 고등학교 야자시간. 학교 도서관에서 찾은 한겨레 신문사에서 나온 '20세기 인물사전'인가 하는 책에서 체 게바라를 처음 알게 됐다. 이미 그의 이미지는 눈에 익어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이미지였을 뿐. 사르트르가 금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얘기했던 체 게바라 자체는 아니었다. 그 후 몇 해가 더 지나고 지금은 스테디 셀러가 되어버린 창비에서 나온 빨간 표지의 '체 게바라 평전'을 읽었다. 새빨간 바탕에 베레모를 쓰고 턱수염이 덥수룩한 체 게바라의 얼굴 이미지가 그려진 표지는 너무도 강렬했다. 이 시대에 체 게바라는 그렇게 강렬한 이미지로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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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미 인 - 사랑 이야기라기엔 불편한 그 무엇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17. 08:55
글 중에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주의하세요. 브레즈네프가 소련의 서기장으로서 마지막 해를 보내던 1982년, 쌓인 눈이 녹을 새도 없이 또 쌓이는 스웨덴의 어느 도시에 12살 소년 오스칼이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오스칼은 학교에서 못된 아이들에게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지만 엄마에게도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대신 한 밤중이면 몰래 밖에 나와 칼로 나무를 찌르며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을 응징하는 상상을 합니다. 그런 오스칼에게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소녀 이엘리가 나타납니다. 여기서부터 '전세계를 매혹시킨 슬픈 사랑이야기'라는 과장된 카피를 달고 개봉한 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은 스웨덴 영화라는 점과 세계의 몇 몇 작은 영화제의 수상경력에서 볼 수 있듯이 할리우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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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 오면 - 영화보다 극적인 현실을 위해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15. 01:45
꽃피는 봄이 오면 감독 : 류장하 출연 : 최민식, 장신영, 김호정, 김강우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노총각이 있습니다. 서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오디션을 보면 번번히 떨어지기만 하는 그저 그런 실력의 소유자이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는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그 고집스러운 열정으로 인해 도무지 현실과 타협할 줄 모르는 이 남자는 결국 사랑하는 연인도 떠나보내게 되고, 생활은 늘 팍팍하기만 하죠. 어느날 오디션에 떨어지고 난 후 이 남자는 별 생각없이 강원도 탄광촌의 한 중학교 관악부 지도교사 자리에 지원하게 됩니다. 희망없는 탄광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듯 이 중학교 관악부의 처지도 이 남자의 처지만큼이나 팍팍합니다. 전국 경연대회에서 우승이라도 하지 못하면 강제로 해산될 처지. 다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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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래트럴 (Collateral, 2004)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15. 01:05
마이클 만 감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고딩때 봤던 때문입니다. 당시 국내 수입사(삼성 영상사업단이었던 것으로 기억. 지금은 CJ겠죠?)의 농간으로 한 시간 가량이 무참히 잘려나간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는 걸 나중에 알고 수입사 놈들 나쁜 놈들이라고 마구 투덜거렸드랬습니다. 우습게도 잘리지 않은 완전한 히트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후 공중파 방송인 MBC에서였습니다. 보통 공중파 방송에서 영화를 보여줄 때는 여러 장면을 편집한 채로 방송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는 영화관에서 잘린 영화가 상영되고 TV에선 완전한 버전이 방영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었죠. 요즘은 그런 이유로 영화가 잘려서 개봉할리도 없고 혹 제작사 측에서 일부 장면을 편집해 개봉한다해도 얼마 후면 감독판이니 무삭제 판이니 해서 DVD로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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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퀀텀 오브 솔러스 - 새로운 본드, 제임스 본드영화 이야기/감상 2008. 11. 6. 17:06
퀀텀 오브 솔러스는 007 시리즈의 22번째 작품입니다. 단일 시리즈로 이렇게 오래 이어진 경우가 또 있던가요? 최근들어 헐리우드에서는 시리즈 영화를 연달아 제작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만 007 시리즈는 긴 역사로 보자면 단연 독보적인 작품입니다. 그에 따라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역할도 초대 숀 코넬리로부터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벌써 6대 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007 시리즈 첫 작품이 나온 것이 1962년이니 007의 긴 역사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처음 다니엘 크레이그가 6대 제임스 본드로 결정됐을때 007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그의 이미지가 기존의 제임스 본드와 다르다는 것 외에 그가 007의 첫번째 시리즈가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