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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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자신을 동네 이장이라 부르는 감독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08. 12. 15. 09:30
이장. 도시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이 말은 행정구역인 '리'의 대표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보통 이장의 이미지라면 최하위 행정기관의 대표라는 점 답게 권한은 미약하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K리그엔 스스로를 이장이라고 일컫는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전북의 최강희 감독님이죠. 최강희 감독님에게는 AFC 챔피언스 리그 우승 이후 팬들로부터 얻은 강희대제라는 화려한 별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는 봉동 이장이라는 지극히 소탈한 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전북 선수단의 숙소와 연습구장이 완주군 봉동읍에 있기 때문입니다. 최강희 감독님은 전북 감독으로 부임후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구단 측에 끊임없이 싫은 소리를 해왔습니다. K리그에서 유일한 AFC 챔피언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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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전북 연승 행진의 비결은?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08. 12. 15. 09:00
최근 전북의 기세가 놀랍습니다. 어제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북은 수원에게 팀 창단 최다 실점이라는 치욕을 안기며 5대2 짜릿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북은 최근 벌어진 리그 세 경기에서 3연승.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4연승을 달리며 시즌 내내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가 8위까지 치고 올라와 6강 플레이 오프를 넘볼 수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최근 4연승 중 두 경기는 리그 1, 2위인 성남과 수원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습니다. 불과 3주 전 만해도 전북의 이런 모습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기대에서 실망으로 이번 시즌 개막전 전북은 조재진, 최태욱, 강민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K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리그가 진행될수록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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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메롱 강아지 까미나의 이야기/동거견 2008. 12. 13. 18:54
사랑스러운 까미. 댓글란을 꾸미는데 사용한 사진. 까미는 여섯 살 된 요크셔테리어다. 몸집이 워낙 작은데다 새끼를 한 번도 안낳아서인지 아직도 강아지 같다. 까미는 혀를 빼꼼 내미는 버릇이 있는데 자기 아빠를 꼭 닮은 버릇. 까미는 내가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할 때면 발 밑에 와서 내 다리를 벅벅 긁어대며 올려달라고 조른다. 귀찮지만 올려줄 때까지 다리를 긁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릎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다. 그럼 저렇게 다리를 모으고 있다가 스르륵 잠이 들어버린다. 까미 언니한테 친한 척 하는 깜비. 깜비는 까미보다 늦게 태어난 동생. 울집 막둥이지만 저래뵈도 깜비도 다섯 살. 자기가 막둥이라는 것을 아는 지 집에서 늘 기가 죽어있다. 낑낑대기는 또 어찌나 낑낑대는지. 아무래도 얘들을 너무 응석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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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맛집 - 라 칼라스 이탈리안 레스토랑나의 이야기/식사일기 2008. 12. 12. 02:12
클래식에 문외한인지라 마리아 칼라스에 대해 들어본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그녀의 명성을 듣게 된 것도 그녀의 음악적 성취 보다는 고도 비만의 극복, 오나시스와의 사랑과 이별 등,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 때문이었다. 예술의 전당 앞에 위치한 이 곳은 마리아 칼라스의 이름을 딴 이탈리안 레스토랑.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컨셉을 갖춰서인지 유명 음악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한 쪽 테이블 칸막이를 그들의 친필 사인 메모지로 장식해 놓은 것이 이채롭다. 맛 좋은 음식과 조용한 음악. 그리고.. 고혹의 입술을 가진 그녀와의 달콤한 대화. 이상에 가까웠던 지난 늦여름의 어느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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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축하하던 수원 K리그 우승 현장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08. 12. 11. 08:00
수원 삼성 vs FC 서울 2008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 12월 7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 2 대 1 수원 승 원정석 1층을 가득 메운 FC 서울의 서포터 수호신. N석 1,2층을 가득 채운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 과연 K리그 최고의 서포터라 할 만 합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J리그로 떠나는 마토. 수원 팬들은 섭섭하겠지만 다른 K리그 팀 팬들은 기뻐할 것 같네요. ^^; 데얀이 양손을 허리에 얹고 뭔가 안풀린다는 표정입니다. 이운재와 함께 MVP 후보로 꼽히던 데얀은 이 날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팀의 우승과 MVP를 모두 내줘야 했습니다. 1대0으로 뒤지던 전반.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정조국이 수원 서포터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도발성 세레머니를 취합니다. 수원 서포터들은 유난히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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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이, 몰래 젖 먹으려다 들킨 날나의 이야기/동거견 2008. 12. 6. 16:40
땡이와 공주는 비슷한 시기에 새끼를 낳았다. 공주가 1~2 주 정도 먼저 낳았는데 그중 한 녀석이 토실이다. 토실이는 식탐 대장에 까불이 대장인데 이미 어렸을 때 부터 그런 기질이 보이기 시작했다. 젖먹이 시절부터 땡이 새끼들을 상대로 마운팅을 하질 않나, 땡이 젖을 몰래 먹으려고 하질 않나 하는 짓이 아주 개망나니였다. 그래도 욕심이 많은 강아지들이 똘똘한 편이듯이 토실이도 무척 똘똘해서 예쁜 짓을 많이 한다. 저 모습은 땡이가 새끼들 젖을 주고 있는데 토실이 시키가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젖을 먹으려다 들킨 날. 운좋게도 디카에 재밌는 과정을 모두 담을 수 있었다. 마지막 머쓱해 하는 듯한 토실이의 표정이 압권. 오래전 일인데 요즘도 기분이 꿀꿀할 때 이 사진을 보면 금세 흐뭇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