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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전북 연승 행진의 비결은?
    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08. 12. 15. 09:00



    최근 전북의 기세가 놀랍습니다. 어제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북은 수원에게 팀 창단 최다 실점이라는 치욕을 안기며 5대2 짜릿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북은 최근 벌어진 리그 세 경기에서 3연승.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4연승을 달리며 시즌 내내 1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가 8위까지 치고 올라와 6강 플레이 오프를 넘볼 수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최근 4연승 중 두 경기는 리그 1, 2위인 성남과 수원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습니다. 불과 3주 전 만해도 전북의 이런 모습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기대에서 실망으로

    이번 시즌 개막전 전북은 조재진, 최태욱, 강민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K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리그가 진행될수록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고전을 면치 못해 시즌 중반이 지나도록 전북은 리그 순위 10위권 밖에서 맴돌았습니다. 휴식기를 거치며 새로운 외국인 선수 세 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했지만 결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리그 후반기 시작후 전북은 리그에서 2무 1패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비록 리그 컵 대회에서 조 1위를 지키고 있었고, FA컵 대회에서도 8강에 진출해 있던 상태였지만 리그에서의 고전으로 전북 팬들의 불만은 점점 고조돼 갔습니다. 리그 순위를 제외하고 보면 그리 나쁜 성적이 아니었지만 시즌 초반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하면서 팬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만의 폭발

    급기야 지난 9월 6일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후 전북 팬들의 불만이 폭발해버립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점의 홈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하자 조용하던 구단 홈페이지의 게시판이 팬들의 불만으로 들썩거립니다. 저마다 팀의 문제점을 논하며 일부 성급한 팬들은 감독을 교체해야한다는 의견까지 내세웠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팬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최강희 감독이 직접 게시판에 '전북 과거? 현재?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립니다. 


    감독의 약속

    최강희 감독은 이 글에서 리그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을 밝히며 자신의 얼굴만 보고 전북으로 따라온 코치진들은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아울러 처음 전북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겪었던 일들에 관한 소회를 털어놓으며 유망주를 찾아보기 힘든 팀을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팀으로 바꿔온 것과, 선수들끼리 출신별로 갈라져 팀워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에서 선수들간에 끈끈한 정이 있는 팀으로 바꿔 놓은 것에 대한 자부심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어려울 수록 더욱 질겨지는 사람이라며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피력합니다.

    군데군데 요즘 많이 쓰이는 인터넷 유행어도 섞여 있는 글에선 최강희 감독의 진정성과 순수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강희 감독이 글을 남긴 후 구단 게시판에서 팬들의 불만은 잦아들고 조금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많아지게 됩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이 그렇게 직접 팬들과의 소통을 결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덕장형 지도자로 유명한 최강희 감독은 게시판에서 팬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팬들의 불만과 걱정을 믿음과 기대로 다시 바꿔놓았습니다.


    도약의 시작

    그리고 놀랍게도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글을 남긴 후의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불가능할 것만 같던 6강 플레이오프 진입의 불씨를 되살렸습니다. 현재 전북은 컵 대회 B조 1위, FA컵 8강, 리그 8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팬들과의 소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덕장 최강희 감독이 전북의 이번 시즌 마무리를 어떻게 장식할지 무척 기대됩니다.




    연승의 시작 - 9월 13일 광주전 승리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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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9월 28일에 작성한 것입니다. 이후 전북은 10월 5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해 팀 창단 최다인 5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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