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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랜스포머 2 - 1편의 단점이 그대로
    영화 이야기/감상 2009. 6. 25. 14:49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2009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이자벨 루카스, 레인 윌슨
    상세보기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바야흐로 자본만 있다면 스크린 위에 실현하지 못할 장면들이 없는 시대입니다만, 그렇다해도 실사영화에서 로봇들이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놀라운 일입니다. <트랜스포머>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마이클 베이의 별 볼일 없는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죠.

    전편의 성공으로 마이클 베이는 <트랜스포머>를 요즘 유행처럼 3부작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후속편 제작에 착수. 1편이 개봉한 지 2년 만에 후속편을 내놓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은 1편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크게 새로울 것도 없고, 전편의 아쉬운 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왠지 이런 영화를 스크린에서 접하지 않는다면 손해보는 듯한 그런 느낌도 여전하죠. 때문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작품 역시 1편 못지않은 대박을 기록할 것이 예상됩니다. 국내 개봉 첫날에만 5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샘은 집을 떠나 동부의 대학에 들어가지만 샘의 대학 생활은 하루만에 쫑납니다. 나쁜 로봇(디셉티콘)들이 큐브인지 매트릭스인지를 찾기 위해 지구에 다시 쳐들어오거든요. 뭐. 근본적으로는 옛날 옛적 로봇의 선조들이 지구 모처(네, 예상하고 하고 있는 그 곳이 맞습니다.)에 설치해놓은 기계를 작동시켜서 태양을 로봇 종족의 에너지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 정보들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트랜스포머>를 보러 온 관객들이 짜임새있는 서사 구조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것은 아닐테니까요. 이 영화에선 로봇들이 얼마나 쌈빡하게 폼 잡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죠.

    로봇들은 가끔씩 효과적으로 폼을 잡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첫 등장씬은 제대로 폼나죠.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1편에 비해 새로 등장하는 로봇들이 많아졌는데 로봇 캐릭터들이 효과적으로 소개되지 않아 정신이 없습니다. 마이클 베이의 의중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뭐 이런 것이었을까요? 로봇들이 뒤엉켜 싸우는 장면에서 정신이 없기는 1편과 비슷합니다. 뭔가 화면속에서 멋진 장면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즐기기엔 너무 어지럽습니다. 그저 알록달록한 색이 있는 로봇이면 오토봇, 무채색이면 디셉티콘. 이런 식으로 구분해야하는 정도입니다. 

    특히 후반부에 디셉티콘 진영의 로봇들이 떼거지로 등장하는 대목에선 효과적으로 연출되지 않은 채 사용되는 특수효과의 과잉이 어떤 폐해를 일으키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건 뭐. 눈만 어지럽지 전혀 멋지지가 않고 그 요란한 장면에서 오히려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지적은 1편에서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2년 동안 하나도 개선이 안되었더군요. 액션 장면의 강약 조절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로봇들의 격투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밀고 밀리는 그런 모습도 없이 툭탁툭탁 정신없이 합을 주고 받다가 어느 순간 승부가 결정나버립니다. 명색이 메가트론이 스승으로 모시는 폴른인데 그렇게 싱겁게 끝나버릴줄은...

    어떤 면에선 1편보다 퇴보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번 작품에선 1편에서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를 블랙아웃이 습격하는 장면처럼 타이트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습니다. 규모의 확장이 반드시 관객의 만족도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데 <트랜스포머>의 제작진들은 그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머는 전편에 비해 풍부해진 편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그다지 웃기지 않는 썰렁한 유머도 섞여있지만, 제트파이어의 영감님 개그나 귀순을 선언한 디셉티콘의 열렬한 마운팅은 꽤 재밌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둘은 오토봇의 트윈스와 함께 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로봇들 중 그나마 캐릭터가 살아있는 로봇이었군요. 나머지 로봇들은 대사도 없고, 중요한 장면에선 어디서 뭐하는지 화면에 등장하지도 않고 뭐 그렇습니다.








    수다

    1. 메간 폭스가 약혼자와 헤어지고 샤이아 라보프와 사귄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메간 폭스 눈빛이 신비롭고 몸매도 쏘 핫이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어서 샤이아 라보프가 그다지 부럽지는 않습니다. (부럽다는 것 같은데?) 두 배우 모두 특수효과로 범벅된 영화에서 아날로그 액션을 많이 보여주더군요. 뛰고 구르고 내동댕이 쳐지고, 물론 위험한 장면은 스턴트 대역을 썼을 테지만 가만히 있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먼지날리며 뛰어다닙니다. 나중에는 조금 안쓰럽기까지.




    2. 오토봇의 새로운 로봇 캐릭터 중 전편의 재즈를 대신할 정도로 말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쌍둥이 오토봇 트윈스입니다. 트윈스는 각각 시보레 비트와 트랙스로 변신하는데 이 차량들은 GM대우에서 개발한 마티즈의 후속 모델과 SUV형 경차의 컨셉트 모델입니다. 특히 비트는 올 하반기 세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죠. 비트가 출시되면 트랜스포머 스타일로 도색해서 다니는 분들도 꽤 있을 듯 합니다. 영화에서 두 차량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GM대우로서는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인데 현대자동차 측에서 쏘나타에 이어 베르나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도 '트랜스폼'이라는 명칭을 얍삽하게 먼저 사용했다며 볼멘소리를 내더군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꼴이랄까요?


    트윈스 - 트랙스와 비트




    3. LG핸드폰도 영화속 PPL로 등장해 눈길을 끌더군요. 샤이아 라보프가 사용하는 핸드폰은 싸이언 샤인 모델이었습니다. 워낙 독특한 디자인에 많이 팔린 모델이기 때문에 한 눈에 알아보겠더군요.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에도 LG 마크가 선명하게 보이긴 했지만 어떤 모델인지는 쉽게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4. 미국 사람들은 개를 엄청나게 많이 키워서인지 가끔 영화 속에 강아지가 마운팅하는 모습을 유머코드로 활용하곤 합니다. <미트 페어런츠 2>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는데 이번 <트랜스포머2>에서도 좀 오바스러울 정도로 두 번이나 등장하더군요. 하지만 귀순을 선언한 디셉티콘이 미카엘라의 다리를 붇잡고 열렬히 마운팅하는 장면은 웃겼습니다. 제가 강아지를 키워서 그런지 저희 강아지 생각도 나서 실컷 키득거렸죠.

    본능이라능, 존중해주시라능!



    5. <터미네이터 3>를 연상케하는 미녀 디셉티콘의 등장은 좀 뜬금없었습니다. 당최 왜 집어넣은 설정인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뭐 그로인해 벌어진 샘과 미카엘라의 사랑싸움은 좀 귀엽긴 했습니다만 괜히 러닝타임만 잡아 먹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덕분에 이번 <트랜스포머 2>의 러닝타임은 거의 2시간 30분에 육박합니다.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한 번 더 보려고 예매를 한 상태인데 조금 갈등됩니다. -_-


    6. 초반에 상해 시가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장면을 유심히 보니 경찰차가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인 것 같더군요. 아시다시피 라세티 프리미어는 해외에서 시보레 크루즈로 판매됩니다. 이전 라세티처럼 세계 시장에서 GM의 각 디비전을 통해 판매되죠. 한 편 중국에선 <트랜스포머> 개봉에 앞서 시보레 차량들을 영화 속 범블비와 같은 스타일로 도색하고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했더군요. 아래 사진에서 맨 앞에 보이는 차량이 라세티 프리미어입니다.



    7. 일반 상영관에서 본 후 아이맥스에서 한 번 더 보니 액션 장면이 눈에 잘 들어오더군요. 특히 숲 속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의 3 대 1 결투씬은 아주 멋졌습니다. 하지만 클라이막스의 사막 격투씬은 여전히 눈에 잘 안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디베스테이터와 한 바탕 격투를 벌이던 쌍둥이 오토봇은 어떻게 된 건지 갑자기 안나오고 디베스테이터가 피라미드를 깎는 장면으로 넘어가더군요. 쌍둥이 오토봇은 어떻게 된 건가요?

    8. 아이맥스 버전으로 촬영된 장면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디베스테이터와 쌍둥이 오토봇의 대결 장면 외에는 확인을 못했습니다. 그 대목에서 <다크 나이트>처럼 화면이 위 아래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계속 유심히 봤지만 옵티머스 프라임과 폴른의 격투 장면에서도 그냥 일반 화면이더군요.   

    9. 한 번 볼때는 LG 휴대폰만 눈에 들어왔는데 두 번째 보니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웬만한 모니터에도 모두 LG 로고가 붙어 있더군요. 미군들이 지휘센터에서 사용하는 모니터도 LG제품이었습니다. LG에서 휴대폰만으로 PPL에 참여한 줄 알았는데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함께 참여했나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92년도 작품 <스니커즈>의 한 장면에서 CRT모니터에 'GoldStar'가 써진 것을 보고 감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할리우드 영화에서 국내 기업의 제품이 등장해도 별로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됐군요.
     

    스니커즈의 한 장면 - LG도 아닌 GoldStar가 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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