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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현대 vs 전남 드래곤즈 - 2008 K리그 하우젠 컵 준결승
    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08. 11. 11. 10:00



    지난 10월 8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 에서 K리그 하우젠 컵 준결승 경기가 있었습니다. 컵 대회 B조 1위로 먼저 준결승에 올라와있던 전북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성남을 꺾고 올라온 전남을 상대로 홈에서 일전을 벌였습니다. 이 날 경기전까지 전북은 파죽의 5연승으로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을 기록중이었습니다. 때문에 연승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팬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경기는 예상밖으로 3 대 1 홈팀 전북의 완패였습니다.






    곽태휘 선수의 크로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 선수가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습니다.
    곽태휘 선수는 이 날 경기 며칠 후에 벌어진 UAE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도 골을 기록합니다. 
    재밌는 것은 그 날 곽태휘 선수의 골을 어시스트 한 선수가 이 날 혈투를 벌였던 전북의 김형범 선수라는 사실.  




    이 날 경기에서 곽태휘 선수는 조재진 선수를 효과적으로 막아 조재진 선수가 별다른 활약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곽태휘 선수는 선제골과 쐐기골 무려 2 골을 넣으며 골 넣는 수비수라는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한쪽눈이 보이지 않는 몸으로 상대 공격수를 밀착 마크하고 골까지 넣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거기다 무려 얼굴까지 잘생긴 훈남! 하지만 유부남이라는 점에서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합니다. ㅋ


    요즘 전북의 궂은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정훈 선수. 올 시즌 주목받는 신인 선수 중 부상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날 경기에선 최강희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구사로 인해 전반 중반 일찌감치 루이스 선수와 교체돼 나갔습니다.



    2 대 0 으로 뒤져 있던 전반 추가시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맞은 전북. 조재진 선수와 루이스 선수가 잠깐 상의하다가 루이스 선수가 프리킥을 찹니다. 루이스 선수가 찬 공은 전남 골키퍼 염동균 선수의 선방에 막힙니다. 그 순간 신광훈 선수가 튀어 나오는 공을 그대로 차 넣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때만 해도 2 대 1.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전주성에서 첫 골을 넣은 신광훈 선수가 두 팔을 들고 기뻐합니다.



    추가시간이 끝나자 전남 박항서 감독이 그라운드까지 나와 신광훈 선수의 골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좀 적당히 하시지 욕심이 과하신 듯.




    후반 시작전 결의를 다지는 선수들.



    전남 선수들이 들어오고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전남 서포터들이 경기장에서 금지된 홍염을 터뜨리는 모습입니다. 홍염은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K리그 연맹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홍염 불꽃은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연기가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경기장 안에 뿌옇게 머물기 때문에 관람에도 방해가 됩니다. 남의 집에까지 와서 금지된 홍염을 터뜨리는 전남 서포터들의 행동이 아쉽군요.

    한편으로 더 아쉬운 것은 늘 말만 앞서는 연맹과 경기 주최측의 태도입니다. 입구에서 가방 검사만 제대로 해도 홍염 같은 반입 금지 품목을 걸러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그걸 안하고 매번 저렇게 터뜨리고 나서야 제지하느라 애쓰더군요.

    K리그에선 마음만 먹으면 대형 폭죽도 몰래 들여와 임의로 터뜨릴 수 있는 지경입니다. 실제로 작년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선 원정 서포터인 우라와 레즈 서포터들이 K리그에선 쉽게 구경도 못할 대형 폭죽을 터뜨려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원정 서포터들의 과한 행동은 수많은 홈팬들과의 충돌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늘 꼼꼼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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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욱 선수의 돌파 시도. 돌파를 시도하다 공을 놓쳐 오히려 역습의 위기에 처하자
    재빨리 달려들어 상대 선수를 다이빙 시켜버리네요. ㅋ



    후반전 전북은 몇 차례 아쉬운 찬스를 날리고 전남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해 3 대 1로 지고맙니다. 심판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후반 중반 이후 경기가 과열 양상을 띄며 몇 차례 불미스러운 장면도 연출됐습니다. 그 중 강민수 선수와 전남 선수가 충돌했을때는 경기장 안으로 물병과 오물이 투척돼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강민수 선수가 전남 선수와 충돌해 넘어진 후 약간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다른 전남 선수가 어디선가 달려와 강민수 선수를 밀치면서 비롯됐습니다. 마침 그 위치가 전북 서포터 석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흥분한 서포터들이 마구 이물질을 던져댔죠. 아마 강민수 선수를 밀친 전남 선수는 자신의 행동에 서포터들이 흥분할 것을 미리 예상했을 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부러 전북 서포터들을 도발한 셈이죠.

    홈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 관중이 흥분해 경기장 안으로 물병을 던지면 결국 홈팀에게만 손해입니다. 그걸 알지 못하고 단순한 나머지 순간의 흥분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기장 안으로 오물을 마구 던져대는 것이겠죠.  이유야 어떻든 흥분한 관중의 이물질 투척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선수들이 서로 엉켜 있었기 때문에 전북 서포터가 던진 물병에 전북 선수가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순간의 흥분을 이기지 못해 경기장 안으로 이물질을 투척하는 행위는 결국 자기 얼굴에 침 뱉기나 마찬가지입니다.

    리그 차원에서도 이런 행위를 엄금하기 위해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현장 채증등을 통해 해당 관중의 경기장 입장을 금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기 중의 오물 투척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님에도 지금처럼 별다른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다간 언젠가 정말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날 패배로 컵 대회 결승이 좌절됐지만 최근의 상승세 때문인지 많은 팬들이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더군요. 알렉스 선수가 그런 팬들의 박수에 화답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고개를 푹 숙인 강민수 선수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중요한 경기에 진 선수가 웃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은 더 보기 안쓰럽습니다. 왜냐면 경기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알레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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