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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CL] 전북 vs 창춘, 강승조의 발견
    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10. 3. 31. 07:30

    2010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4차전. 지난 주 창춘 원정 경기에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일궈낸 전북이 창춘을 홈으로 불러들여 이동국 선수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지난 경기에 이어 ACL에서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렸고 이 날 골은 이동국 선수가 이번 시즌 홈에서 넣은 첫 골이기도 합니다. 이로써 전북은 ACL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16강전이 조1위 팀의 홈에서 단판 승부로 진행되는만큼 이젠 현재 조 1위인 가시마와의 선두 다툼이 중요해졌습니다. 전북은 페르시푸라와의 홈 경기, 가시마와의 원정 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조 1위에 올라설 수도 있죠.




    창춘의 원정 응원단...은 아닌 것 같고 전주 인근의 중국 유학생들로 보입니다.
    요즘엔 지방 대학가에도 중국 유학생이 엄청 많습니다. 짜요~짜요~를 열심히 외치더군요.



    2006년 5월 ACL 다롄 스더와의 경기때 원정 온 다롄 팬들. 이 때 원정 온 다롄 팬들이 예상밖으로 많아서
    좀 놀랐드랬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 왜 S석이 아닌 E석에서 이러고 있는 건지... -_- 이분들은 유학생 같지는 않고
    중국 현지에서 단체 응원을 온 분들 같더군요. 경기전 입구에서 단체로 유니폼을 나눠 입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바로 옆에서 짜요짜요 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무척 거슬렸지만...




    예쁜 언니들이 있어서 금방 풀렸습니다. 아흥.


    다시 어제 경기로 돌아가...



    박원재의 돌파.
    전반전에 전북의 좌측면 공격이 무척 활발했습니다. 박원재, 서정진 선수가 번갈아 측면을 휘젖고, 
    강승조 선수가 빈 공간으로 계속해서 패스를 찔러주니까 골이 안터져도 재밌는 경기가 펼쳐지더군요.  
    하지만 후반의 박원재는 별로였습니다. 바로 앞의 수비수를 맞추는 패스가 몇 번이었는지 세기도 힘들었습니다.


    최태욱이 손을 들지만

    그대로 드리블

    서정진에게 절묘한 패스연결



    이 날의 발견! 강승조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 전북 입단 후 첫 출전이었는데 드리블도 좋고, 프리킥도 좋고, 특히 한 번에 정확하게 연결해주는 택배급 롱패스와 수비수 사이 공간으로 찔러주는 스루 패스가 일품이더군요. 이 경기 전반전은 거의 강승조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전북 경기를 보면 중원을 맡고 있는 식사마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공격에 가담하다 수비가 불안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앞으로 강승조 선수가 효과적으로 공격 루트를 공략해준다면 그만큼 식사마는 제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꾸려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승조 선수는 전반 막판에 에닝요가 없는 프리킥 찬스에서 꽤 정교한 프리킥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강승조 선수는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흥미로운 경력을 갖고 있더군요. 원래 강승조 선수는 전주공고-단국대 출신으로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2008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고 결국 부산의 번외지명으로 초라하게 데뷔합니다. 번외지명이란 연봉 1200만원을 받는 일종의 연습생 신분입니다. 2006년 대전에서 데뷔해 그 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배기종 선수와, 인천의 혼혈 축구선수 강수일 선수도 번외지명으로 데뷔한 선수들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둘은 모두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볼을 찬 선수들이네요.) 그런데 그들이 번외지명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해서 실력까지 번외인 것만은 아닙니다. 때때로 그들은 자신의 진가를 몰라준 세상을 향해 보란 듯이 몸 값 비싼 선수들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때서야 '연습생 신화'라는 수사로 그들의 활약을 뒤늦게 칭송하곤 하죠.

    이 경기에선 강승조 선수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강승조 선수의 경력에는 좀 더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부산에서 뛰던 강승조 선수는 5월 17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그때까지 리그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던 전북에게 시즌 첫 패를 안겨줍니다. 당시 '전북을 침몰시킨 전북 볼보이 출신 강승조' 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완주중-전주 공고를 거친 강승조 선수가 어린 시절 실제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북의 볼보이를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강승조 선수는 15경기 4골 1도움이라는 나름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부산과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FA로 풀리게 됩니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게 되죠.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 전북에게 첫 패배를 안겨 준 강승조 선수를 기억해두고 있었던 겁니다. 말하자면 최강희 감독은 이적료 없이 강승조를 영입해 왔고, 강승조는 자신이 볼보이를 하던 고향팀으로 돌아오게 된 셈입니다. 강승조 선수가 이번 시즌 전북에서 새로운 드라마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창춘의 주장 까발레로. 어깨가 완전 역삼각에 아주 단단해 보이는 것이 축구 선수 답지 않은 체형이더군요.




    강승조의 택배 롱패스.
    최태욱의 발 끝에 정확히 떨어지더군요. 앞으로 전북의 경기를 보면서 즐길거리가 하나 더 생겨서 기쁩니다.




    펑샤오팅 지못미. 중국팀을 맞은 펑샤오팅은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
    이번 시즌 개막전 전북은 수원의 리웨이펑을 데려오려고 했다죠? 리웨이펑의 완곡한 거절로
    대구에서 펑샤오팅을 영입했는데 오히려 리웨이펑보다 더 낫지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태욱의 돌파




    홈에서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킨 이동국. ACL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한 순간입니다.
    그동안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을텐데 드디어 터지려나 봅니다. 주말 리그 경기에서의 활약도 기대되는군요.
    솔직히 이동국 선수가 슈팅을 하던 순간 골이 아니라 맥없이 빗나갈 줄 알았습니다.
    왜냐면 원터치 발리슛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ㅋ 그런데 골문 구석으로 쏙 들어가더군요.


    골을 기록한 이동국 선수는 더 힘이나는지 달리고달리고달리고. 정말 쉼없이 달렸습니다.



    최태욱을 향한 에닝요의 크로스. 이 순간에도 이동국은 이를 악물고 달리는 중입니다. ㅎ 




    80년대 홍콩배우 같이 생긴 선수.



    항상 듬직한 식사마.



    후반엔 신광훈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임상협 선수도 뭘 좀 보여줘야 할 때가 됐는데...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기회가 더 생기겠죠.

    홈에서 페르시푸라와 잡고, 일본가서 가시마 잡고! 전주성에서 16강전 치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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