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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딱이로도 이런 사진 찍는다
    나의 이야기/견문록 2009. 1. 10. 20:44



    요즘 국내의 DSLR 열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가격이 떨어지자 주변에서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대중화가 된 셈이죠. 저 역시 작년부터 DSLR 카메라를 하나 갖고 다니고 있습니다. 헝그리 유저라서 다양한 렌즈 없이 오직 표준 줌, 망원 줌 번들과 단렌즈 하나로만 지내고 있습니다만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이긴 합니다만 어떤 DSLR 유저들은 맹목적으로 값 비싼 장비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제가 그런 분들과 달리 1년 가까이 별다른 렌즈 구입 없이 DSLR 카메라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는데에는 원래 헝그리 유저이기도 하지만 DSLR이 없던 시절 똑딱이로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사진은 장비에 구애 받지 않고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지요. 물론 인물 사진이나 광량이 부족한 실내에서의 촬영 등에는 값 비싼 바디와 렌즈, 스트로보 같은 장비들이 제 값을 합니다.

    하지만 풍경 사진에 있어서 그런 장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찍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발품이죠. 일단 멋진 장소에 가서 디카를 꺼내 들었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지금도 어디가서 사진이 취미라는 얘기를 함부로 하지 못하는 초보 유저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그런 제가 지금보다 더 사진을 모르던 때 그저 똑딱이 하나 들고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사진을 좀 더 좋아하는 초보가 사진을 막 좋아하기 시작하려는 초보에게 전해주는 사진과 팁이라고 생각하시고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수분들은 보시고 모자란 점이 있으면 댓글로 가르쳐주세요.


    1/30초, F2.7, ISO 100


    2008년 2월. 삼성 케녹스 알파5로 찍은 사진입니다. 금강변에 있는 웅포 곰개나루에서 찍었습니다. 노을이 멋진 곳이어서 찾아갔는데 춥기만 오질라게 춥고 구름이 껴 정작 노을 사진은 찍지도 못했던 날입니다. 그래도 이 사진을 건져서 다행이었죠. 무척 추웠던 날인데 쓸쓸한 분위기가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역광으로 찍어 앙상한 나뭇가지가 부각됐습니다. 만약 여름이었다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없었겠죠.   



    1/45초, F2.7, ISO 100


    같은 날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는 저기 구름이 잔뜩 낀 곳으로 붉은 노을이 펼쳐져야 하는데, 날을 잘 못 택해 노을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저 춥고 쓸쓸했죠.

    알파5는 V3를 만족스럽게 사용했기 때문에 구입했는데, 500만 화소에 회전 LCD가 특징인 디카였습니다. 삼성에서 나름대로 세계 시장을 노리고 개발했던 디카였지만 가격만 비싸고 성능은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충실한 수동 기능이나 광각, 망원 렌즈를 장착할 수 있는 확장성 등은 괜찮았지만 결정적으로 노이즈가 너무 심했습니다. 실내에서 ISO를 200으로만 높여도 노이즈가 자글자글...


    1/180초, F6.7, ISO 100


    2004년 10월에 역시 금강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첫 번째 디카였던 삼성 케녹스 V3로 촬영했습니다. 해가 다 지고 노을만 엷게 남은 상태인데, 고즈넉한 강변의 가을 저녁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1/180초, F8.0, ISO 100


    같은 자리에서 줌만 땡겨서 찍었습니다. 강 건너 보이는 산이 가까워져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V3는 첫 디카였는데, 삼성에서 비를 내세워 태권V가 일본을 이기고 어쩌고 하는 광고로 애국심 마케팅을 펼쳤던 V4의 저가형입니다. 화소를 300만으로 낮추었지만 수동 기능은 여전히 충실하게 지원해서 꽤 인기 많았던 모델입니다. 사진도 괜찮게 나왔습니다. 실내 노이즈 등에선 한참 후에 비싸게 나온 알파5보다 오히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을 약간 보정했습니다. 사실 보정이라고 할 것도 없이 싸이월드 스튜디오에서 레벨만 줬습니다. 포토샵의 오토레벨과 같은 기능이죠. 좀 싼티나 보이긴 하지만 오래된 필름 사진 같은 느낌도 나네요. 이렇게 노을 사진은 레벨만 조정해도 색다른 느낌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보정하기 전에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흐릿하지만 레벨을 조정하면 하늘 색과 노을 색에 차이가 생깁니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모습은 보정하기 전이 더 가깝습니다. 보정은 개인 취향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됩니다.




    2008년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어느 날 길 가다가 아파트 너머로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고 가방안에 있던 디카를 꺼내서 찍었습니다. 도시에서 보는 노을도 멋집니다. 그런데 해가 또렷하지 않고 번져 보이는군요. 살짝 밝기만 조정했는데 해를 또렷하게 하려면 고급 보정 기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레벨 조정. 어떤 게 더 낫나요? 이건 해가 번져 보여서 위에 것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구도는 조금 아쉽습니다. 다른 구도로 찍은 사진도 있는데 해가 너무 번져보여서 안올렸습니다.



    1/125초, F9.5, ISO75


    해가 금방 넘어가더군요.




    레벨과 밝기를 조정했습니다. 원본보다 느낌이 괜찮네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한 보정은 완전 초보도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무료 프로그램인 싸이월드 스튜디오에서 레벨과 명암 조정만 한 것이죠. 미니홈피의 사진첩 편집 기능이 좀 더 다양한데 이미지 크기가 최대 가로 580픽셀로 제한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포토샵을 사용하지 않을 땐 간편하게 싸이월드 스튜디오를 사용하는데 언젠가부터 기능 업데이트가 안되더군요. 싸이월드에서 스튜디오를 버렸나봅니다. 싸이월드 얘네들은 뭘 그리 도중에 그만두는 것이 많은지... 그런데 보정으로 밝아진 부분을 보니 얼룩이 보이네요. 렌즈에 뭐가 묻었었나 봅니다. 먼지형 UFO인가? ㅋ



    1/15초, F4.9, ISO 100


    2006년 10월에 동네 뒷산에서 알파5로 찍은 사진입니다. 노을은 가을에 가장 멋진 것 같습니다. 이날은 구름이 듬성듬성 있던 날인데도 붉은 노을이 꽤 멋졌습니다.


    1/20초, F4.9, ISO 100



    1/8초, F3.5, ISO 100



    1/8초, F2.7, ISO 100


    여기까지가 같은 날 찍은 사진입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노을이 더 진해지는 모습을 제대로 지켜볼 수 있었던 날입니다. 매일 노을을 지켜보지 않는 한 이렇게 멋진 노을을 보는 것도 운이 좋아야 하는데 이 날은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정한 것입니다. 원본의 노을 사진이 선명해서인지 보정을 해도 나름대로 자연스러워보이네요.
     





    예전 폴더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노을 사진들이 눈에 띄길래 포스팅 했습니다. 똑딱이로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첫째, 발품을 팔아라.
    가장 중요한 것은 발품입니다. 일단 멋진 풍경이 있는 곳에 가야 구경을 하든 사진을 찍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곳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사진들은 금강을 제외하곤 모두 제가 사는 동네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저는 다만 노을이 질 때 그 곳에 서 있었을 뿐이죠.


    둘째, 자신의 디카의 기능을 활요하라.
    자신의 디카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제가 사용하던 디카들은 모두 수동 기능이 지원되는 것이라 제가 임의로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 수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의 노출을 원하는데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DSLR 고수들은 공식과도 같은 상황별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 수치를 외우고 그때 그때 정해진 수치로 사진을 찍더군요. 하지만 디카 유저들은 거기까지 일일이 알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나오는 디카들은 상황별 촬영 모드가 있어서 야경이나 석양 등의 모드 설정만으로 상황에 맞는 촬영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셔터를 아끼지 말아라.
    셔터를 아끼지 않을 수록 좋은 사진을 건질 확률도 올라갑니다. 디카의 가장 큰 장점은 필름 걱정 없이 배터리와 메모리 용량이 허락하는 한 수 십에서 수 백장을 찍을 수 있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 유저들은 디카의 이런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제가 디카를 처음 사용할 때만 해도 디카의 메모리는 보통 128mb 정도의 용량이었습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큰 사이즈로는 찍고 싶어도 많이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메모리 가격이 싸져 최소 1기가에서 보통 2기가 용량의 메모리를 사용합니다. 이 정도면 천만화소급의 디카 최대 사이즈로 찍어도 한 번에 수 백장까지 찍을 수 있는 용량이죠. (RAW 포맷으로 촬영하는 DSLR 고급 유저들하고는 상관 없는 얘기입니다.) 저는 어딜 가면 많이 찍는다고 찍는 편인데도 집에 와서 확인할 때마다 다른 구도로 더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워지더군요. 이처럼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에 있을 때는 그 곳에서 담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많이 담아야 후회가 없습니다. 다양한 피사체와 구도로 찍은 사진들을 비교해 보는 것은 사진을 보는 눈과 구도를 잡는 능력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넷째, 적절한 보정을 활용하라.
    적절한 보정은 디지털 사진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보인 것처럼 풍경 사진은 기본적인 보정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보정은 오히려 사진을 망치는 지름길이란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게 된다면 그때부턴 사진의 매력에 저절로 빠져들게 될 겁니다. 사실 저도 사진을 멋지게 찍어야 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의 기록이라는 의미로 활용할 뿐이었지요. 그런데 우연히 꽤 괜찮은 사진을 찍게 되고 난 후부터는 사진을 찍을 때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찍게 되더군요. 그렇게 신경써서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게 됐을 때의 기분은 정말 좋습니다. 그 맛에 요즘도 밖에 나갈 때는 카메라를 늘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죠. 누구나 갖고 다니는 디카. 조금만 잘 활용해서 만족스러운 사진 찍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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