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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삼성 DSLR을 선택한 이유
    나의 이야기/견문록 2009. 1. 21. 08:30

    캐논이냐? 니콘이냐?

    요즘 우리나라의 DSLR 열풍이 뜨겁습니다. 이제 어딜가나 큼직한 DSLR을 들고다니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 DSLR 이전의 SLR 시절만해도 사진이란 그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상과 인화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되었고, 그에따라 DSLR의 보급도 SLR 시절과는 비교도 안되게 늘어났습니다.

    저는 지난 해 4월부터 DSLR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갖고 있던 컴팩트 디카가 고장나는 바람에 벼르던 DSLR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처음 제가 DSLR을 사려고 할 때는 보통의 입문자들이 그러하듯이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엄청난 고민을 했습니다. 매일같이 DSLR 동호회에 기웃거리면서 제품 정보를 살펴봤고, 가격비교 사이트에도 마우스가 닳도록 드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캐논과 니콘 사이에서의 갈등이었죠. 아무래도 두 회사가 DSLR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보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캐논이나 니콘은 시장 점유율만큼이나 다양한 가격대의 바디와 렌즈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서부터 고급사용자까지 두루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장점으로 인해 DSLR 동호회 사이트 같은 곳에서 누군가가 DSLR에 입문하겠다고 하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십중팔구 캐논 아니면 니콘을 추천합니다. 

    삼성 DSLR도 있다!

    그렇게 캐논과 니콘 사이에서 갈등할 때 삼성 DSLR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삼성이 펜탁스와 제휴로 처음 출시한 DSLR인 GX-1S와 GX-1L은 600만 화소대의 보급형 DSLR인데다가 제가 사려고 할 때는 이미 출시 시기도 꽤 됐을 때라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1000만 화소대의 중급기의 성능을 가진 GX-10은 관심이 가더군요. GX-10은 바디 자체의 기능만 보자면 같은 가격대의 캐논이나 니콘 DSLR 보다 한등급 위에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손떨림방지기능에 먼지제거, 방진, 방습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이 드물었는데 GX-10은 이러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죠. 때문에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합리적인 측면에서 삼성 DSLR은 캐논이나 니콘에 비해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디를 중고로 되팔때나 렌즈를 중고로 구할 때 어려움이 따를 거라는 얘기가 거슬리긴 했지만 초보 입장에서 최대한 DSLR의 기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렌즈를 그다지 많이 사고 팔 일은 없을 것 같아 점점 삼성 DSLR이 가진 장점에만 마음이 쏠리더군요.

    삼성 DSLR, 가격대비 성능에서 우위

    이렇게 반은 넘어간 제 마음에 확신을 갖게 한 것은 삼성 DSLR의 파격적인 가격정책이었습니다. 제가 구입할 당시 GX-10은 바디와 18-55mm 표준줌렌즈, 50-200mm 망원 줌렌즈, 그리고 세로그립을 모두 합쳐서 88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가격은 10개월 정도 지난 지금 따져보아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입니다. 참고로 현재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위의 구성품을 별도로 구매하였을때 최저가격이 1,014,100원이 되는군요. 사실 삼성의 이러한 가격정책은 정식 출시 전 예약까지 해가며 삼성 DSLR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이 생길만한 것이었습니다. 디지털 제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제품은 처음 사는 사람이 봉이다라는 얘기도 있죠. 하지만 삼성은 DSLR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해 다소 무리해가면서까지 파격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했던 것이기에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로서는 허탈함을 느낄 수도 있었던 사안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로서는 그렇게 좋은 가격에 홈쇼핑 10개월 무이자 + 적립금 혜택까지 제공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다른 제품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때 GX-10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GX-10은 출시된 지 2년이 지나 디지털 제품으로서의 수명이 황혼에 접어든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속 기종으로 출시된 GX-20도 1년 가까이 지나 삼성에서는 다시 새로운 DSLR이 출시될 시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삼성 DSLR은 합리적인 선택을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사의 보급기 가격으로 중급기를

    얼마전 친구가 DSLR을 사겠다고 제게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컴팩트 카메라도 자동 기능만을 사용해 조리개수치나 셔터스피드, ISO 수치 등의 개념도 없던 친구가 DSLR을 산다고하자 저 역시 니콘이나 캐논을 추천하게 되더군요. 생각 같아선 제가 사용하는 삼성 DSLR을 추천하고 싶었지만 제품들이 출시 시기도 좀 된데다가 요즘에는 예전처럼 세로그립까지 포함한 파격적인 패키지 판매가 없어서 그냥 캐논이나 니콘의 보급기 중에 고르면 될거라는 얘기를 해줬습니다. 결국 친구는 캐논의 450D 바디와 18-55mm IS, 50mm f1.8 렌즈 패키지를 105만원 가량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구입한 450D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더니 상대적으로 제가 구입한 GX-10이 얼마나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 다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450D는 최신 기종답게 라이브뷰 기능까지 지원하고 있었지만 보급기의 한계도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손떨림 방지 기능이 바디 자체에서 지원하지 않다보니 IS(Image Stabilizer, 캐논의 손떨림방지기능 명칭)기능이 없는 렌즈를 사용할 때는 실내와 같이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의 촬영시 흔들린 사진이 나오기 쉽습니다. 그리고 경량화를 위해 작은 사이즈에 플라스틱 재질로 된 모양새는 그냥 보기에도 상당히 저렴한 느낌이 납니다. 물론 이 점은 손이 작은 여성 유저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만, 적어도 컴팩트 디카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안정감이 느껴지는 바디의 외양을 원한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보급기인 캐논 450D의 가격이 삼성의 중급기인 GX-10이나 GX-20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은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것은 자동차로치면 중형차를 살 가격으로 소형차를 구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은 캐논이 아니라 니콘과 비교해도 비슷합니다. 비록 친구에게는 DSLR을 구입했으니 앞으로 사진 많이 찍으면서 기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만 해줬지만 속으로는 더 진중하게 조언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렌즈 구성에선 아쉬움이

    삼성 DSLR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캐논이나 니콘과 달리 10만원대의 밝은 단렌즈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보 사용자들이 흔히 DSLR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때는 얕은 심도의 사진. 즉, 아웃포커싱을 활용한 사진을 대할때입니다. 그런 사진을 찍기 위해선 조리개 수치가 밝은 렌즈를 이용해야 하는데, 캐논과 니콘에는 10만원대의 F1.8렌즈가 있어서 초보 사용자들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450D를 권했던 것도 어떤 면에선 그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펜탁스 마운트를 사용하는 삼성 DSLR은 그 정도 가격의 밝은 단렌즈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펜탁스에서 나오는 50mm F1.4렌즈나 삼성에서 나오는 35mm F2.0 렌즈 각각 20만원대, 30만원대의 가격으로 초보 사용자가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동안 50-200mm 망원 줌렌즈로만 아웃포커싱 기능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 후 여유가 생겨 펜탁스 FA50.4 렌즈를 구입했는데 그때까지와 또다른 세계가 펼쳐지더군요. 10만원대의 저렴한 단렌즈가 없어서 아쉬워하다가 그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성능이 나은 렌즈를 손에 쥐게 되니 그동안의 아쉬움은 싹 사라졌습니다. 캐논 50mm 1.8 렌즈를 보니 흡사 장난감 느낌이 나는 플라스틱 재질이 조악하게 느껴져 FA 50.4렌즈에 대한 만족도가 더욱 커졌습니다. 비록 캐논이나 니콘에 비해 다양한 렌즈 구성에는 한계가 따르지만 어차피 모든 DSLR 유저들이 수백만원대의 렌즈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펜탁스 마운트를 사용하는 삼성 DSLR을 사용해도 일반적인 용도에 맞는 렌즈 구성에는 어려움이 없어보입니다.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꼼꼼한 비교가 필수

    위에서 간단하게 삼성 DSLR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해봤는데요, 한가지 빠뜨릴 수 없는 점이 AS와 관련한 문제입니다. DSLR이 최소 수십에서 보통 백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이다보니 적절한 AS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캐논이나 니콘은 그동안 막대한 시장점유율에 어울리지 않는 AS 정책으로 많은 사용자들의 불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들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합니다만 삼성 DSLR의 전국적인 AS망에는 여전히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사실 삼성 DSLR이 이처럼 좋은 가격과 서비스를 내세우는데에는 아무래도 후발 주자이다 보니 선두 업체들을 따라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소비자로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DSLR 입문자들이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않고 시작부터 무조건 캐논 아니면 니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직 삼성 DSLR은 캐논이나 니콘에 비해 바디와 렌즈의 라인업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고급사용자들이 선택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DSLR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삼성 DSLR은 타사의 보급형 기종의 가격으로 그보다 성능이 좋은 중급형 기종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혹자는 초보 사용자라도 렌즈 수급 등을 위해 캐논이나 니콘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얘기하지만 DSLR을 사용하면서 수십, 수백만원대의 렌즈를 용도별로 구비한다는 것은 최소한 DSLR을 오랜기간 사용하며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든지 단계가 있는 법이죠.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열정도 없이 덜컥 비싼 풀프레임 바디를 구입해버린다거나, 사진 찍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비싼 렌즈 욕심부터 내는 것은 모두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태반이 사진의 매력에 빠지기도 전에 쉽게 질려버리더군요. DSLR에 입문하시려는 분들이 모두들 자신의 용도에 맞는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사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GX-10과 친구의 450D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GX-10에 오랜만에 세로그립도 장착하고 폼나게 찍어보려고 했는데 똑딱이(소니 사이버샷 w-130)로
    찍었더니 영 폼이 안나네요. ^^; 
    450D는 일전에 친구네 집에 놀러갔을 때 제 GX-10에 FA50.4 렌즈로 찍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똑딱이와 DSLR의 차이를 나타내주는 사진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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