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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1박 2일 놓치기 아까운 명장면 7선남의 이야기/휴식 2009. 1. 12. 10:45
박찬호 선수가 겨울방학 특집 게스트로 출연한 1박 2일 - 공주를 가다 편이 3주간의 방송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번 박찬호 선수의 1박 2일 출연은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박찬호 선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한껏 보여주며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프로그램 차원의 호평과 함께 필라델피아와 좋은 조건에 재계약하며 메이저리거로서 다시 한 번 중요한 기회를 맞은 박찬호 선수에 대한 기대와 응원도 이어졌습니다. 박찬호 선수가 1박 2일 멤버들과 어울려서 보여준 명장면을 꼽아봤습니다.
1. 베테랑 메이저리거 무릎꿇다
멤버들과 처음만난 박찬호 선수는 어색한 사이를 좁힐 틈도 없이 점심 도시락이 걸린 복불복 줄넘기에 참여합니다. 시작하자마자 엉거주춤한 몸놀림으로 실패하고만 박찬호 선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할께요"라고 말합니다. 게임의 규칙을 잘 몰라서 끝까지 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도 하네요. 결국 박찬호 선수가 무릎까지 꿇어가며 얻은 기회로 세 번째만에 성공하지만 동시에 허당 박찬호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피디의 박찬호 선수 지갑 압수 장면과 함께 무릎까지 꿇려야 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박찬호 선수가 1박 2일 멤버들과 본격적으로 어울리기 시작하는 재밌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이어진 식사 장면에서 박찬호 선수는 치아보호구로 인한 어눌한 발음으로 오해를 샀던 일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2. 박찬호, 천하장사 강호동에게 딱밤 수난 당하다
식사를 마치고 무령왕릉에 들른 박찬호 선수와 멤버들은 예정에 없던 게임을 진행합니다. 투호 놀이에서 가장 먼저 화살을 항아리에 넣는 사람이 나머지 사람 모두에게 딱밤을 때리기로 하는데 마치 정하기라도 한 듯이 강호동이 1등을 합니다. 박찬호 선수는 천하 장사의 딱밤을 맞고 억울한 지 계속해서 다른 게임을 하자고 주장하는데 결과는 강호동에게 한 대 더 맞는 것이었습니다. 지고는 못사는 박찬호 선수의 승부욕이 드러난 장면이었죠.
3. 계룡산 계곡 입수
무령왕릉을 둘러보고 멤버들과 박찬호 선수는 계룡산으로 향합니다. 계룡산으로 가는 도중 박찬호 선수는 슬럼프로 부진했던 99년 시즌이 끝나고 가족들과 함께 계룡산을 찾아 계곡 물에 몸을 담그고 난 후 최고 승수를 올렸던 일화를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함께 계곡물에 들어갈 것을 권유하지만 멤버들이 선뜻 응할리가 없었죠. 결국 계곡에 들어가는 것을 놓고 팀을 나눠 게임을 했지만 박찬호 선수의 계략으로 강호동이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자발적으로 입수한 이승기는 추위를 참지 못하고 금방 뛰쳐나왔지만 강호동과 박찬호 선수는 경쟁하듯이 한참이나 물 속에 있다가 나옵니다.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된 박찬호 선수의 탄탄한 가슴과 허벅지! 참 실하더군요. 흐흐.
4. 박찬호, 강호동에게 딱밤 복수
민박 집으로 자리를 옮긴 멤버들은 저녁거리를 놓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낮 보다 한층 멤버들과 가까워진 박찬호 선수는 재치있는 모습으로 여러번의 웃음을 줍니다. 딱지치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강호동이 박찬호 선수를 살살 약올리며 자극하는데요, 결국 박찬호 선수는 강호동에게 다시 한 번의 게임을 제의합니다. 딱밤 맞기 딱지 게임에서 이긴 박찬호 선수는 강호동에게 메이저리그급의 네 손가락 딱밤을 날리며 낮에 있었던 수모를 멋지게 복수합니다. 그 장면을 보니 갑자기 천하장사의 딱밤이 아플지, 메이저리그 베테랑 투수의 딱밤이 아플지 궁금해지더군요. 뭐.. 확인해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계속된 저녁거리 얻기 게임에서 박찬호 선수는 파전 뒤집기를 성공해 김치를 얻었지만 다트에 실패하는 바람에 멤버들의 면박과 구석으로 쫓겨나는 굴욕을 당합니다.
5. 박찬호의 미국 적응기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멤버들과 둘러앉은 박찬호 선수는 그동안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자신의 생생한 미국 적응기를 들려줍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말도 통하지 않던 시절 마늘 냄새가 난다며 동료에게 수모를 당했던 일화와 친하게 지내던 동료 선수에게 샤워할 때 등에 비누칠을 해달라고 했다가 동성애자로 오해 받을 뻔했던 일화 등을 들려줄 때는 감동과 웃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을 다잡았던 일화에서는 박찬호 선수의 오늘이 있게 한 철저한 자기 관리의 단면이 느껴졌습니다. 철저한 미국식 식습관으로 바꾸고, 영어를 빨리 익히기 위해 밤에 연습한 문장을 동료들에게 돌아가며 물어봤던 일화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6. 공주 사람 박찬호
다음 날 아침 박찬호 선수와 멤버들은 공주의 공산성을 찾습니다. 박찬호 선수가 어렸을 적에 홀로 훈련을 하던 장소였다고 하더군요. 공산성 입구에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던 박찬호 선수와 멤버들은 근처 절을 찾은 공주 시민 한 분과 마주칩니다. 1박 2일 촬영팀임을 알아본 아주머니는 박찬호 선수는 알아보지 못하고 갈 길을 재촉하는데 강호동이 아주머니를 불러 공주에서 가장 유명한 운동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합니다. 잠깐 생각하던 아주머니가 박찬호 선수를 꼽자 강호동이 여기 박찬호 선수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제야 박찬호 선수를 알아본 아주머니는 그때까지 급하게 길을 가려던 모습과 달리 바로 돌아와 박찬호 선수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박찬호 선수가 공주 시민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비록 무령왕릉에서 마주친 소녀 팬들 앞에서는 이승기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공주 시민에게는 가던 길도 돌아와 악수를 하게 만드는 공주 사람 박찬호의 인기를 새삼스레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7. 카메라 감독 박찬호
모교인 공주 중학교 야구부를 찾은 박찬호 선수와 멤버들은 몰래카메라를 준비합니다. 박찬호 선수는 카메라 감독으로 변장한 채 자신을 몰라보는 후배들 앞에서 메이저리거의 피칭을 보여줍니다. 후배 선수들은 박찬호 선수의 피칭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나중에 박찬호 선수가 신분을 밝히자 후배 선수들은 더욱 놀라워합니다. 자신들의 선배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선수를 만난 어린 선수들의 감격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안되더군요.
여기서는 또 한 가지 재밌는 장면이 있었는데 현 공주 중학교의 감독이 박찬호 선수의 모교 1년 선배인 신재웅 전 한화 투수였던 것입니다. 카메라 맨으로 위장해 신재웅 감독 앞에 선 박찬호 선수는 은지원에게 신재웅 감독이 자신을 많이 때렸었다는 얘기를 귓속말로 전해 상황을 재밌게 만듭니다. 박찬호 선수에게 기합을 준 적이 있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신재웅 감독은 처음엔 없다고 발뺌하지만 박찬호 선수의 얘기를 들은 은지원이 "많이 때리셨다는 얘기가 있어요"라고 추궁하자 사랑의 기합을 줬다고 시인했습니다. 나중에 박찬호 선수가 정체를 밝히고 반갑게 재회한 대목에서 박찬호 선수는 신재웅 감독의 손을 붙잡고 "이걸로 그렇게 많이 맞았습니다."라고 합니다. 무척 재밌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박찬호 선수와 멤버들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함께 합니다. 박찬호 선수가 후배 선수들에게 일일이 사인볼을 주고, 1박 2일 팀과 후배들은 박찬호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공주 중 유니폼에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서 전달하는 모습은 정말 훈훈하더군요.
이어진 장면에서 1박 2일 동안의 일들을 간추려서 보여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박찬호 선수가 딸과 통화하는 듯한 모습도 있더군요. 꽤 흥미로운 장면이었는데 왜 편집한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평소에 가족들을 매스컴에 노출시키지 않는 박찬호 선수의 의사때문이었을까요? 어쨌든 이렇게 1박 2일 멤버들과 박찬호 선수의 만남이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긴 즐거움과 감동을 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7년 차가 됐지만 박찬호 선수의 모습을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동안 박찬호 선수가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야구 선수로서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인데요, 그런만큼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이번 방송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쉽게 털어놓지 않았던 자신의 얘기들을 진솔하고 털어놓은 박찬호 선수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으며 메이저리거로서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찬호성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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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 [남의 이야기/휴식] - 박찬호, 1박 2일에서 망가지며 얻은 것은?
2009/01/05 - [남의 이야기/휴식] - 박찬호, 1박 2일을 마음껏 즐기다
오락 프로그램을 거의 안보는 제가 박찬호 선수가 출연한 1박 2일은 매주 기다렸다가 챙겨보게 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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