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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트맨이 훈련한 곳이 백두산?
    영화 이야기/수다 2008. 11. 21. 21:30





    아시다시피 배트맨은 오래된 만화 캐릭터예요.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매니아분들이 계셔서 계보를 줄줄꿰기도 하시던데 수퍼맨이나 원더우먼 같은 DC코믹스의 인기 캐릭터였죠.

    그래서 그런지 배트맨 영화도 참 많더라구요. 저는 팀 버튼이 만든 영화가 처음 나온건지 알았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1940년대 작품도 있더군요. 심지어 필리핀에서 제작된 배트맨도 있네요.  -_-;

    물론 보지는 못했고.. 그러고보니 전 팀 버튼의 배트맨도 안봤네요. 제가 초딩때 팀 버튼의 배트맨이 나왔었는데, 영화로도 못보고 훗날 티비에서 여러번 해줬어도 안봤어요. (영화 좋아하는 거 맞냐?)




    필리핀에서 제작된 Batman Fights Dracula (1967) - 원래 박쥐랑 드라큘라랑 사이 좋은 건데...;;




    팀 버튼의 배트맨 - 킴 베이싱어도 홍콩느와르에 빠져있던 건방진 초딩의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      
     

    처음 팀 버튼의 배트맨이 나왔을적엔 정말 대단한 화제였는데도 왜 영화를 안봤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때 정말 배트맨 마크가 새겨진 티셔츠며, 모자며, 심지어 크레파스, 연필 같은 곳에도 온통 배트맨 마크가 새겨져서 나왔던 기억이나요. 게다가 원조 맹구 이창훈씨는 봉숭아 학당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배~트맨~!이라고 외치는 개그를 펼쳐 보이기도 했었죠. 한 마디로 팀 버튼의 배트맨은 흥행 성공으로 전 세계에서 제대로 된 윈도우 이펙트를 누리고 있었던겁니다.
     
    그렇게 팀 버튼의 배트맨이 요란할 정도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을 때 저는 또래 초딩들이 하나씩은 다 갖고 있던 배트맨 캐릭터 상품에도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애요. 아마도 당시 영웅본색 같은 홍콩느와르 작품에 푹 빠져있어서 배트맨은 애들이나 보는 영화라고 건방을 떨었던것 같네요. 
    자기도 애면서...-_-;;
     
    실제로 가끔 티비에서 보여주는 배트맨을 봐도 만화의 캐릭터를 그대로 화면에 옮겨 놓은 것 같은 조커와 펭귄맨의 우스꽝스러운 분장이나 행동들을 보며 액션도 별로없고 시시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팀 버튼의 배트맨은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해 줄때도 한 두 장면씩만 보고 지나쳐요.
     



    팀 버튼의 두번째 배트맨에선 미셸 파이퍼가 섹시한 자태의 캣우먼으로 등장했었는데요, 캣우먼은 얼마전에 흑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 베리가 주연한 영화로 다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캣우먼도 그 동네에선 꽤나 인기 캐릭터인가봐요. 요즘 헐리웃에선 DC코믹스나 마블코믹스의 영웅 만화를 소재로한 영화들이 쉴새없이 나오고 있는데 몇몇 작품 빼곤 그다지 관심이 가질 않네요. 할 베리의 캣우먼이나 벤 에플렉의 데어데블, 제니퍼 가너의 엘렉트라 같은 영화가 대표적으로 최근에 나온 무관심 히어로물. 통 보고싶단 생각이 안들어요.

    반면에 스파이더맨이나 헐크, 아이언맨 같은 작품은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올해에 연달아 개봉한 아이언맨과 헐크는 마블 코믹스에서 아예 영화사를 차려 제작한 작품으로 유명하죠. 비슷한 소재라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극히 평범한 사실을 입증해주는 경우겠네요.




    조엘 슈마허가 팀 버튼의 뒤를 이어 연출을 맡은 배트맨 포에버는 제가 영화관에서 본 작품이예요. 초딩일때도 건방을 떨며 배트맨을 무시했던 제가 직접 영화관을 찾아가서 봤던 이유가 결코 니콜 키드만 때문은 아니었어요. 뭐.. 폭풍의 질주와 파 앤드 어웨이를 보고 니콜 키드만의 강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에 푹 빠져서 사춘기를 보내긴 했지만.. 뭐.. 제가 톰 크루즈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ㅋㅋ

    어쨌든 아름다운 니콜 키드만이 아니어도 배트맨 포에버는 전작보다 더 화려한 작품이었음에는 틀림없었어요. 배우들도 전작에 비해 훨씬 대중적인 인물들이 등장했죠.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주연을 맡았던 마이클 키튼은 배트맨 이전엔 무명에 가까운 배우였다고 들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이 작품의 발 킬머는 요즘엔 인기가 좀 시들해진감이 없지않지만 당시만해도 최고의 인기스타였죠. 악역으로 등장한 짐 캐리와 토미 리 존스도 잭 니콜슨이나 대니 드 비토보다 무게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대중적으로는 인기있는 배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배트맨의 골수팬을 자처하는 분들은 팀 버튼의 독특한 분위기의 배트맨을 더 선호하더군요. 심지어 조엘 슈마허가 배트맨을 다 망쳐놨다는 얘기까지 하더라구요. 팀 버튼이 특유의 스타일로 다져놓은 배트맨의 분위기를 조엘 슈마허가 그저 겉모습만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망쳐놓았다는 식의 얘기였어요. 제가 팀 버튼의 배트맨을 보진 않았지만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이 볼거리도 화려하고 대중적이었다는 것과 팀 버튼 특유의 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그의 팬이라면 충분히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트맨 포에버는 OST도 참 대중적이었어요. 그때 한창 음악을 부지런히 듣던 때라 OST테입도 사서 들었었는데요. U2의 타이틀 곡을 비롯해서 씰이나 오프스프링, 브랜디와 같이 인기있는 뮤지션들의 음악이 가득 들어있었죠. 그 중에서 씰의 'Kiss from a rose'는 정말 귀에 쏙들어오는 감미로운 곡이었는데요, 나중에 뮤직비디오에서 씰의 험악한 얼굴을 보니 정말 매치가 안되더군요.



    한 인상하는 씰 아저씨.

    얼굴만 봐선 감미로운 목소리가 전혀 매치가 안됨.
    하이디 클룸과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마찬가지.



    배트맨 포에버의 OST 테잎 표지.
    지금이야 별 감흥 없지만 피 끓던 고딩에게 니콜 키드만의 저 뇌쇄적인
    표정은 참으로 치명적인 것이었드랬죠. ㅋ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도 성적은 좋았는지 얼마후에 '배트맨과 로빈'이 다시 나와요. 이번엔 역시 당시 헐리웃 최고의 섹시가이로 이름을 떨치던 조지 클루니가 새로운 배트맨으로 등장하고 하이틴 스타였던 알리샤 실버스톤까지 배트걸로 가세해 한층 더 화려해진 모습을 보여줬어요.


    하지만 어렸을 적 부모를 잃고 정의와 복수심 사이에서 홀로 외롭게 갈등하던 배트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배트맨과 로빈과 배트걸'로 삼총사가 돼버린 이 작품도 배트맨의 골수팬들에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못 받았던것 같아요.

    그중에서 가장 많이 씹혔던 대목은 아마도 배트맨의 젖꼭지 복장이 아닐까 싶네요. 이 작품부터인가 조엘 슈마허가 배트맨 복장의 섹시한 남성미를 강조하네 어쩌네 하면서 젖꼭지를 만들게 한 부분이 팬들뿐만 아니라 평론가들에게도 두고두고 씹히는 대목중의 하나였죠. 그 양반 참 취향도...

    님들하 찌찌가 그게 뭐임!



    이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아놀드 주지사님은 아마 이 작품을 찍을 즈음인가, 찍던 도중인가 심장 수술을 했을꺼예요. 당시 영화 잡지에서 그 심장 수술때문에  모처럼 기대했던 아놀드 주지사님의 악역도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는 식의 평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이 영화도 영화관에 찾아가서 봤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대목은 없어요. 그런거보면 이 영화도 그다지 재밌게 봤던건 아닌것 같아요.

    포이즌 아이비로 나왔던 우마 써먼이 마치 케이블 채널의 미운오리 백조되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자들처럼 포이즌 아이비로 변신하기 전과 변신한 후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좀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 남자들은 우스개소리로 집 앞에서 화장 안 한 맨 얼굴의 여자친구를 봤더니 눈썹이 없더라, 전혀 다른 사람이더라, 깜짝 놀랐다. 뭐 이런 식의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아무리 영화상의 설정에 따른 분장이라지만 같은 사람이 이렇게 달라보일 수 있다는건... 여성들만의 특권이겠죠.


    포이즌 아이비 변신 전후 - 같은 사람 맞나요?



    하지만 이 영화도 OST는 제대로 귀를 즐겁게 해줬죠. 배트맨 포에버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OST도 여러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주고 있는데요. 스매싱 펌킨즈의 'The end is the beginning is the end' 로 시작해서 'The beginning is the end is the beginning'으로 끝나는 앨범 구성도 재밌었어요.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배트맨이 찾아왔어요. 포스터에서부터 왠지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과 다른 분위기가 나는데요. 이번 작품은 메멘토로 유주얼 써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 이후 젊은 천재 감독이라는 호칭을 물려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어요. 영화는 제목처럼 어린 나이에 눈앞에서 부모가 범죄에 희생당하는 것을 본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돼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새로 배트맨 역할을 물려받은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배트맨에 출연하기 전부터 그는 실력있는 배우로 많은 영화팬들의 인정을 받았어요. 아역으로 스필버그의 태양의 제국에 출연했던것 말고는 특별히 대작 영화에 출연했던 적은 없지만 아메리칸 싸이코의 독특한 캐릭터로 영화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다가 이퀄리브리엄을 계기로 널리 알려진 배우죠. 머시니스트에선 무려 30kg의 몸무게를 빼고 출연해 영화팬들 사이에 확실하게 각인됐어요.


    도건놈 -_-


    이게 머시니스트에 나왔던 모습과 배트맨에 나왔던 모습인데요, 포이즌 아이비처럼 여배우는 화장만 고쳐도 완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남자배우는 저렇게 30kg 이상 몸무게를 줄이거나 해야 겨우 변신 좀 했구나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니 남자 배우가 연기하기 더 힘들것 같애요. -_-;

    배트맨 비긴즈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기전까지 과정을 그리고 있는만큼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과 비교해보면 너무 가벼운 느낌도 안들고 재밌게 봤어요. 특히 어떤 초인적인 힘을 지닌 존재가 아닌 브루스 웨인이 자신의 재력을 바탕으로 과학의 힘을 빌려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은 꽤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늦은 밤까지 고담시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여기저기 멍이 들고, 늦잠까지 자는 모습은 고독한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를 한껏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싶어요.



    게리 올드만의 착한 역할을 지켜보는 재미도 좋았죠. 매번 악독한 모습만 보여주다 고담시 경찰중 유일하게 양심적인 경찰로 등장하니 처음엔 잘 알아보지도 못했어요. 반면에 이전 작품에 비해 여배우의 비중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수리 크루즈를 낳기 전의 케이티 홈즈가 배트맨의 여인으로 등장하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없었어요.

    한스 짐머가 맡은 영화음악은 조금 심심한 느낌이었어요. 락과 테크노가 주를 이루었던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과 달리 진지한 분위기의 오리지널 스코어 위주였거든요. 진지한 영화분위기를 살려주는데 한스 짐머의 음악은 그 역할을 다 했지만,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는데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싶어요.

    이 영화에서 브루스 웨인이 수행을 위해 찾는 사원은 티벳의 어디쯤으로 나오는데요, 원작 만화에선 그 사원이 백두산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저는 원작 만화를 한번도 본적이 없고, 그다지 아는 것도 없었는데 인터넷에서 어떤 분이 올려주신 이미지를 보니 그렇게 나와 있더군요.


    PAEKTU-SAN MOUTAINS



    이게 그 이미지인데 잘보면 백두산이 보여요. 재밌는 사실인데 왜 얼마전에야 이 얘길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고담시를 악에서 구해낼 배트맨이 수행한 곳이 백두산이었다니.. 역시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명산. ㅋ


    WHY SO SERIOUS?



    그리고 얼마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 번째 배트맨인 다크 나이트가 개봉했습니다. 배트맨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세운 이번 작품은 팀 버튼의 배트맨 1편 처럼 배트맨과 조커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갑작스런 죽음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히스 레저가 조커로 등장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조커는 이전보다 훨씬 해괴하고 섬뜩한 모습으로 등장하더군요. 요절한 히스 레저의 마지막 모습이 섬뜩한 조커 역이라는 사실은 그를 좋아했던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 것 같네요. 



    흰 얼굴에 다크 서클 분장이 섬뜩합니다. 브랜든 리가 유작인 크로우에서 했던 분장과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두 배우 모두 갑작스럽게 요절했다는 사실도 같군요. 흠좀무.. 우리나이로 히스 레저는 서른, 브랜든 리는 스물 아홉에 요절했습니다.

    크로우의 브랜든 리 (이소룡의 아들, 크로우 촬영 중 총기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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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버튼의 배트맨 폄하할 의도 전혀 없습니다. 매니아분들 릴렉스 해주세요. ^^;

    다크나이트 리뷰는 여기에 ====> 2008/11/22 - [영화 이야기/감상] -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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