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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한국-가나전 열기, K리그에서도 느끼게 해주세요.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11. 6. 8. 09:59
어제 전주에서 열린 한국-가나전은 전주에서 6년 만에 열린 A매치이다보니
근래 대표팀 경기 중 가장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관중석에 빈틈이 거의 없더군요.
저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줄 알고 원정팀 응원석에 앉았는데 이곳도 뜨거운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귀엽게 머리를 땋은 아기
머리는 가나, 가슴은 붉은 악마.
간지나는 흑형.
이용수 해설위원과 이재후 아나운서.
이재후 아나운서는 얼마 전 비바K리그에서도 전주에 왔었는데 이번에 또 왔군요.
K리그 팬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친숙한 아나운서죠.
풀럼의 수비수 존 판트실이 자국 응원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비록 에시앙과 케빈 프린스 보아텡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나의 주축 선수들 중엔
이처럼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차두리는 멀리서도 한 눈에 보입니다. ㅋ
가나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통통 튀는 탄력있는 몸놀림을 보여주더군요. 어찌나 빠르고 가볍던지.
원래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제로 보면 TV에서 보는 것 보다 훨씬 빠르고 힘이 느껴집니다.
K리그 선수들만 봐도 그런데 가나 대표팀의 움직임은 말할 것도 없죠.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흑형들의 위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식전 공연 박현빈.
출연료도 비쌀텐데 이런 거 굳이 왜 하는지...
하지만 걸스데이라면!? ㅋ
걸스데이는 하프타임에 나왔는데 샤방샤방하더군요.
국가대표의 젖줄 K리그를 사랑합시다.
사실 붉은 악마와 K리그 팬들 사이엔 알게모르게 반목하는 기운이 있어왔죠.
리그 팬이 붉은 악마가 되고 붉은 악마가 다시 리그 팬이 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입니다만
그간 우리나라에서 붉은 악마는 4년에 한 번씩만 축구보는 사람들로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붉은 악마 집행부가 CU@K리그 같은 캠페인을 벌여도 국가대표 경기를 지켜 본 수 많은
붉은 악마들 중 K리그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극히 적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리그 팬들은 붉은 악마-국대빠-를 축구 볼 줄도 모르는 이들로 무시했고,
그들은 그들대로 K리그를 재미도 없고 시시한 축구로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붉은 악마의 통천 세레머니를 보게 되니 좀 짠하더군요.
호펜하임에서 뛰는 수비수 이삭 보르샤.
저 덩치로 밀어붙이면 웬만한 공격수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겠죠.
정성룡만 아니었다면 가나가 세 골은 더 넣었을 듯.
계단 통로까지 꽉 차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전주에서 열린 멕시코-미국의 경기를 봤었는데
그때보다 관중이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리그 경기도 이런 분위기에서 즐긴다면 훨씬 재밌을테죠.
차로 오가는데 짜증은 좀 나겠지만.
동점골 넣고 덩실덩실
90분간 격렬하게 몸을 부딪힌 선수들이 서로 악수를 나누며 유니폼을 바꿔 입는
모습을 보면 경의랄까요. 그런 감정이 느껴집니다.
국내 선수들은 수줍음이 많아서인지 A매치 후에도 상대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번에도 가나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고 유니폼을 교환하더군요.
사실 저도 K리그 팬으로서 매주 경기를 보다보니 오히려 일 년에 몇 번 안 하는
국가대표 경기에는 별 관심이 안 가는 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에시앙이나 기안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는데 더 의의를 뒀습니다. 때문에 에시앙이 명단에서 제외 됐을 때는
예매를 취소할까 잠시 고민도 했죠. ㅋ
그런데 경기 내용도 재밌고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어서
직접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타깝게도 K리그 경기를 볼 때는 경기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이 정도의 열기를 느끼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국가대표의 젖줄 K리그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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