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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정부 발표로 걱정되는 상황
    남의 이야기/투덜대기 2010. 5. 20. 14:56

    사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이번 발표가 있기 전부터 이미 북한 짓이라고들 믿고 얘기하더군요. 이건 반mb 성향의 어르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분들은 버블제트가 뭔지 어뢰는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지만 그냥 북한 짓이라고 믿는거죠.

    이번 일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천안함이 침몰한 순간부터 반사적으로 북한 짓이라고 믿는 분들께는 그런 의문점이 아무 역할도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1번 어뢰 추진체를 떡하니 내놓았으니 더더욱 그 분들의 확신은 강해질 수 밖에 없죠.

    물론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본 사람이라면 1번 어뢰 추진체를 보고 '아 그동안 내가 오해했구나. 이건 정말 북한의 짓이 맞구나'라고 생각할리가 없습니다. 이건 특별히 반mb, 반정부 성향이 강해서라기보다 이번 일 자체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예요. 어뢰가 폭발해 함선이 두 동강 난채로 침몰했는데 생존자의 부상정도, 사망자의 시신 상태는 왜 그리 온전하며, TOD 영상은 왜 없다가 생기고, 본 사람은 있는데 또 영상은 없다 그러고...

    당국의 발표 과정을 봐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수두룩하죠. 처음 침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침몰 원인에 대해 기뢰다, 어뢰다, 버블제트다 이런 저런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큰 함미도 며칠동안 찾지 못해 결국 어선에 의해 발견되게 한 군당국이 천안함을 두동강 낸 어뢰의 추진체를 발견해 떡하니 내놓았습니다. 250kg의 탄두 폭발로 일격에 천안함을 두 동강낸 그 어뢰의 잔해를 말이죠. 믿기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입니다.

    이번에 당국에서 1번 추진체를 내놓으면서 내일 mb는 긴급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다고 합니다. 떠들썩하게 판을 키우는 거죠. 사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면 정부와 군당국은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이 아니라 침몰 직후부터 북한의 공격 사실을 인지하고 그에 대응했어야 합니다. 잠수함의 어뢰 공격이라는 건 잠입 침투 후 은밀하게 선제 공격을 할 수는 있어도 공격 후 들키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더구나 천안함이 침몰한 해역은 수심이 겨우 20여 미터 정도. 하지만 천안함 침몰 해역에 있던 속초함은 새떼에 함포나 쏴댔고,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대잠 무기 체계 중 링스 대잠 헬기는 사고 해역에서 어떠한 북한 잠수함의 침투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고,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대잠초계기인 P3C는 아예 출격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곳에서 북한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그 사실을 두 달 가까이 지나서 건져낸 1번 어뢰 추진체로 증명해냈다는 것은 우리 군 스스로 대잠방어 능력이 쥐뿔도 안된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 당시 해역엔 미 해군도 합동 훈련 중이었으니 미 해군의 능력도 포함되겠군요.

    이걸 보면서 저는 얼마전 딴지 인터뷰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우리나라 검사들이 mb에 대해 갖고 있을 지도 모르는 생각이라고 얘기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지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뭐 있다고 우리를 이렇게 망신시키나?'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현재 우리 군당국도 현정부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국방예산 깎고 4대강 삽질이나 하면서 왜 우릴 개허접해군으로 만드나?' 이런 생각말입니다. 뭐 더 곰곰히 생각해보면 군 수뇌부는 이렇게 해서라도 자기들 자리 보전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볼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튼 이렇게 당국에서 1번 어뢰를 들이미는 상황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아무리 정부에서 어뢰드립을 쳐도 확실한 진상조사를 주장하는 국회의원과 전문가 집단이 있었는데 그들의 목소리가 이번 일로 더 외면받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안그래도 매스컴에서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았는데 정부에서 이렇게 떠들썩하게 파란색 북한 글씨체 1번을 흔들어대고 있으니 그들의 입지는 더욱 약해지겠죠.




    사진은 좌초설을 주장하는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가 공개한 사진.
    침몰 후 53일 만에 인양한 참수리 357호의 모습과 20일 만에 인양한 천안함의 상태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기사 링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6&aid=000004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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