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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호는 이준기가 될 수 있을까?
    남의 이야기/휴식 2009. 4. 29. 11:29




    이민호가 벤츠를 산 것도 기사로 나오는 것을 보니 문득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민호는 이준기가 될 수 있을까? 제가 이런 의문을 갖게 된 계기는 이민호의 벼락 인기가 이준기의 그것과 꽤나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역으로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가 됐죠. 이준기는 왕의 남자의 공길 역으로 벼락스타가 됐었죠. 둘 다 이전까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에 가까웠다가 말 그대로 벼락 스타가 된 경우예요.

    극성스러운 여성팬의 열렬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런 극성팬들 때문에 괜히 주는 것 없이도 미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나 '팬 때문에 안티가 생기는' 모습도 비슷하지요. 하지만 단순히 이렇게 비슷한 점만 떠올린다면 굳이 이민호가 이준기가 될 수 있을지를 궁금해할 이유도 없어요. 이미 이민호는 언젠가의 이준기와 같기 때문이죠.

    그럼 지금의 이준기는 다르다는 얘기일까요? 맞습니다. 그거예요. 지금의 이준기는 다르죠. 이준기는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고, 석류 CF 하나로 팬이 아닌 이들의 비아냥을 받으며 한순간에 비호감 남자 배우의 전형이 됐어요. 마침 미니홈피에 남겼던 '일본은 내 나라' 어쩌고 하는 글 때문에 안티 지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도 했었죠. 왕의 남자 이후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플라이 대디는 최종 스코어가 30만이 조금 넘으며 처참하게 망했습니다. 당시 이준기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의 팬클럽 회원이 30만 명이었다더군요. 이를 두고 이준기의 인기는 거품이라는 얘기가 많이 오고갔어요. 저 역시 '준기 오빠 영화 반복 관람 하기' 운동을 펼치는 여성 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망할 정도의 성적을 거둔 것을 보고 비웃었죠.



    하지만 이준기에게 그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어요. 이준기는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이 그때까지 해온 것 처럼 뚝심있게 배우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 결과 이준기는 비록 아직까지 영화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TV 드라마를 통해 확실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는데 성공했어요. 예전의 이준기는 그저 시끄러운 여성 팬이나 몰고다니는 비호감 배우였지만 지금의 이준기는 '이 친구 참 머리 좋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지요. 여전히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여성팬이 많으면 호감이 안생깁니다) 그가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배우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모습은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 하루 아침에 벼락 스타가 된 젊은 친구들이 그렇게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자 이제 다시 이민호 얘기로 돌아가볼까요?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민호의 요즘 인기는 공길이 시절의 이준기를 능가해요. 대중과 매스컴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돼 있죠. 지금은 이민호가 스스로도 얘기했듯이 어안이 벙벙해 정신이 없을 때입니다. 각종 행사에 CF 활동 내용을 보면 인기의 단물을 즐길만한 여유도 없어 보여요. 하지만 그렇게 벼락 인기의 과실을 따느라 끝도없이 이미지를 소비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합니다. 애초에 꽃보다 남자가 배우의 멋진 연기라든가 깊이있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던 드라마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민호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인기와 이미지도 오래가지 않아 잊혀지기 쉬운 인스턴트식 인기라고 할 수 있지요.

    이민호가 단순히 잘생긴 얼굴을 무기로 앞으로도 꽃보다 남자와 같은 말많은 드라마에만 뜻이 있다면 지금 아무렇게나해도 문제될 것은 없어요. 하지만 그가 스스로 배우라는 위치에 걸맞는 자부심을 갖고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면 그는 지금부터 좀 더 영리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엔 이준기도 지금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될지 예상하지 못했으니 이민호 역시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부디 그가 오래가는 배우가 되길 바랍니다. 이민호에게 호감은 없지만 잘 생기고 연기 잘 하는 배우가 한 명 더 생긴다는 것은 충분히 반길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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