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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영화 속의 국산차
    영화 이야기/수다 2009. 4. 27. 20:00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이 4년 연속 세계 5위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수출비중도 높아서 이제 외국에서 우리나라 자동차를 보는 것도 흔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서인지 최근들어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국산차가 등장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외국영화에 국산차가 등장했다고 화제삼는건 촌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워낙 세련되지 못한탓에 국산차가 등장하는 장면엔 자연스레 눈길이 가더군요. -,.-;;

    국산차가 등장하는 영화속 장면 중 기억나는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우주전쟁>에 등장한 뉴EF쏘나타입니다. 등장하자마자 삼발이의 레이져를 맞고 쾅~ 날아가버리죠. 이 모델은 미국 시장에서 좋은 평가와 판매실적을 올리며 현대자동차가 그동안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는데 큰 역할을 한 모델이라고 합니다. 내수용과 프론트 그릴 모양에 차이가 있군요. 보통 우리나라 자동차의 내수용 모델과 수출용 모델을 비교해보면 외양면에선 내수용이 더 화려한 편이더군요. 저 쏘나타만 해도 심플한 프론트 그릴을 채용하고 있지만 내수용은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 그릴이 달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심플한 모양이 더 좋네요.  <우주전쟁>은 워낙 많은 분들이 본 영화이다 보니 개봉당시 EF쏘나타의 등장이 관객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쏘나타는 <본 아이덴티티>의 속편인 <본 슈프리머시>에도 등장합니다. 영화 초반에 숨어지내는 맷 데이먼을 없애기 위해 인도까지 쫓아온 킬러가 타고 나와 맷 데이먼과 한 바탕 추격전을 벌입니다. 원래 <본 아이덴티티>는 파리 도심에서 벌이는 자동차 추격씬이 특히 멋졌던 영화인데요. <본 슈프리머시>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전편에 비하면 다소 시시하지만 쏘나타의 등장으로 눈길을 끌었던 장면입니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콘스탄트 가드너>에선 현대의 아반떼 투어링 모델이 현지 경찰의 순찰차로 등장합니다. 모델명이 아반떼의 수출명인 엘란트라로 표시돼 있군요. 미국에서 인도, 아프리카까지.. 현대차 참 많이도 굴러다니네요.



    킴 베이싱어, 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셀룰러>입니다. 핸드폰을 매개로 벌어지는 흥미로운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속에서 시골도 아니고 LA도심 한 복판에 있는 터널과 건물계단에서 핸드폰이 끊길까 전전긍긍하는 주인공을 보니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통신환경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알겠더군요. ^^;

    저 장면에서 크리스 에반스가 힘겹게 몰고가는 자동차는 기아의 아벨라 3도어 모델입니다. 미국에선 포드의 아스파이어란 이름으로 판매됐습니다. 그런데 저 장면에선 다른 국산차도 등장합니다.



    위에서 반만 보이는 자동차는 아반테XD 입니다. 일부만 보이지만 쏘나타 수출용 모델과 마찬가지로 프론트 그릴에 크롬 장식이 빠져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심플한 모양이 더 좋아보입니다. 그 뒤엔 라노스가 뒤따르고 있네요. 라노스는 바로 이어지는 충돌장면에서 멋진 스핀턴까지 보여줍니다.



    같은 차량인지는 모르겠지만 라노스는 주인공이 터널에서 갑자기 멈춰섰을때도 등장해 주인공에게 욕을 하며 지나갑니다. 아무리 배경이 LA라지만 무려 3종류의 국산 차량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모습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이 시시콜콜한 포스트를 쓰게 된 것도 <셀룰러>의 영향이 컸어요. <셀룰러>를 보면서 예전에 다른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은 다시 떠올리게 됐거든요.



    <택시>의 미국 리메이크판인 <택시 더 맥시멈>에 나온 겨자색 라노스 로미오입니다. 지금 봐도 정말 예쁜 디자인인데 이 영화에선 갖은 수난을 다 당하죠. 퀸 라티파에게 대우차라는 이유로 아주 대놓고 놀림받는 것도 모자라 얼마 안가 불에 타 폭발하기까지 합니다. 작가가 대우차에 무척 좋지않은 기억이 있나봅니다. 그러고보니 국내에서도 대우차의 이미지가 썩 좋은것만은 아니네요. 비록 영화속 한 장면이지만 그 정도로 놀림받는걸 보니 로미오가 불쌍해지까지 하더군요. 하지만 CF의 한장면을 보는 듯한 멋진 다리위 질주 장면은 아주 잠깐이나마 로미오의 스타일을 살려줍니다.



    <뻔뻔한 딕 앤 제인>의 한 장면입니다. 기아 프라이드 3도어 모델이 딕과 제인의 구질구질해진 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자동차로 나오더군요. <셀룰러>에 나온 아벨라와 마찬가지로 프라이드도 포드사의 페스티바란 이름으로 판매됐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저 프라이드는 국내에서도 보기 힘들정도로 상태가 안좋은 녀석이지만 영화속에서 저 녀석의 활약은 정말 대단합니다. 불법이민자 수용소에 갇힌 딕을 구출하는 장면이나 딕이 잔디를 훔치는 장면등에서 코믹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죠.

    프라이드는 헐크 호건의 인기가 한창일 때 나온 <헐크 호건의 람지>에도 등장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영화에서 나온 프라이드는 흔치않은 빨간색 캔버스탑 모델이었던 것 같은데 어릴 때 본거라 정확히 기억나진 않네요. 영화 자체도 그저 인기 레슬러가 출연한 B급 오락 영화여서 그런지 지금은 자료를 찾기도 어렵더군요.

    그러고보니 아벨라와, 로미오, 프라이드는 모두 국내 시장에선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소형 해치백 모델이네요. 그중에서도 저런 3도어 모델은 늘 중대형 모델이 판매 1,2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선 정말 보기드물죠. 국내에서도 보기 힘든 자동차를 외국 영화 속 장면에서 볼 수 있다는건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요즘은 24와 CSI 같은 미국 드라마에도 가끔 국산차가 등장하더군요. 24에서는 이집트 정보요원이 그랜저XG의 미국판인 XG350을 타고 나온 적도 있고 최근에는 산타페와 제네시스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현대자동차가 미국 현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만큼 앞으로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 국산차를 더 쉽게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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