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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 스모크
    영화 이야기/수다 2009. 8. 6. 20:35



    스모크
    감독 웨인 왕 (1995 / 미국)
    출연 하비 키이텔, 윌리엄 허트, 스토커드 채닝, 해롤드 페리노
    상세보기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나옵니다.
    꽤 오래전에 본 영화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알고보면 답은 꽤 간단합니다.
    저울 하나만 있으면 담배연기의 무게를 재는 것이 가능합니다.
    담배 한개비의 무게를 잰 후 담배를 끝까지 피우면서 담배재를
    저울위에 떨기만 하면 돼죠.
    처음에 잰 담배 무게에서 다 피우고 난 후의 담배재와 꽁초의 무게를 빼면
    날아간 담배 연기의 무게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엔 어떻게보면 그저 싱거운 얘기에 불과하지만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땐 알지못했던 저 담배 연기의 무게와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뉴욕의 한 담배가게를 중심으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삶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는 홍콩 출신의 웨인 왕 감독이 연출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처음 비디오로 출시 됐을때 봤기 때문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었다는 것 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는데 저 담배 이야기는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영화를 본 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인상적인 내용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뉴욕의 한 모퉁이 담배가게의 주인인 오기는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자신의 담배가게 건너편에서 위의 사진과 같이 자신의 담배 가게를 사진으로 찍습니다.
     
    십 년이 넘도록 그렇게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이 수천장이 넘습니다.
    십 년이 넘는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셈이죠.
     
    오기의 단골 손님 중 한 명인 소설가 폴 벤자민은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글을
    쓰지못하는 불행한 소설가입니다. 폴은 어느날 매일 같이 들리던 오기의
    담배가게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며 오기의 사진첩을 구경합니다.
    그가 매일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었는데도 똑같은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을
    흥미로워하며 사진을 보던 중 죽은 자신의 아내가 어느 날 오기의 카메라 앞을
    지나가며 찍힌 사진을 보게되죠.
     
    스모크는 이런 식으로 등장인물들의 소소하지만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시종일관 잔잔한
    분위기로 전해줍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라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방방 뜨는
    에너지도 넘쳐나던 고딩 시절에 다소 심심할 수도 있는 이 영화를 보고 꽤나 깊은 감동을
    느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저도 모르게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아마 지금 본다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술은 꽤나 좋아해 술과 관련된 민망한(?) 추억도 꽤 되지만
    담배를 피운 적은 없는데요, 이 영화에서 담배를 피우며 지나온 삶의 순간들을 되새기는
    등장인물들을 보곤 어린 마음에 자신의 몸을 뜨겁게 불사르며 하얀 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담배의 거룩한 생을 한동안 연모(?)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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