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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아톤
    영화 이야기/감상 2008. 12. 20. 20:59
    말아톤
    감독 정윤철 (2005 / 한국)
    출연 조승우, 김미숙, 이기영, 백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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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아톤.
     
    영화에서도 잠시 자막으로 소개해주지만 이 영화의 소재가 된 배형진군의 삶은 여느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 합니다. 자폐증 환자이면서 보통 사람도 하기 힘든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물론이고, 철인 3종 경기 국내 최연소 기록 보유자라니 말 다했죠. 멀쩡한 두 다리, 두 팔에, 멀쩡한 정신(?)을 지니고도 운동부족으로 하루하루 불러만 가는 제 올챙이 배를 보면 그런 배형진 군의 도전과 성취는 정말 멀쩡한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조승우. 김미숙.

    조승우는 그런 배형진군의 삶을 탁월한 연기로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습니다. 하류인생으로 휘청거리던 그는 말아톤에서의 연기로 단번에 배우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예전보다 더 확고하게 다져놓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영화가 장편영화 첫 작품인 정윤철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윤초원 역할엔 조승우만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 감독의 생각이 적절한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조승우는 쉽지 않을 자폐아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김미숙 아줌마의 연기는 왠지 과장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낯익은 얼굴임에도 스크린에선 처음 봤기 때문일 듯) 어쨌든 두 주연배우의 좋은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이 두 배우는 실제 배형진군과 그의 어머니와 많이 닮았더군요.



    연출.

    영화의 내용은 이미 지난 2002년에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이 알려진 배형진군과 그의 가족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가 마라톤에 빠져드는 과정과 그 사이에서의 약간의 갈등. 약간의 웃음. 뭐 그런것들을 무난하게 보여줍니다. 이런건 장윤철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간간히 등장하는 웃긴 장면들이 꽤나 웃긴데도 불구하고 전혀 유치하거나 저속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상황 연출을 통해 그려진 것이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자칫 감동을 강요할 목적으로 과장된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은 장윤철 감독의 이름을 다시한번 기억하게 하더군요. 영화속에서 지금은 술에 쩔어사는 폐인이지만 한때는 보스턴대회 우승자였던 스타 마라토너가 초원이와의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도 깔끔하게 연출된 부분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초원이 가족간의 갈등을 다루는 부분에선 다소 늘어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마도 김미숙 아줌마가 연기한 엄마 캐릭터에 대해서 너무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다 보니깐 그런 느낌이 들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실제로도 배형진군의 가족은 자폐증이 있는 배형진군에 대한 엄마의 다소 극성스런(?) 보살핌. 뭐 그런거 때문에 가족간의 문제가 생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선 엄마의 그런 모습들이 불필요하게 많이 부각돼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마 캐릭터의 단편성이 영화상의 사건 전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초원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마라톤을 시키다가 다시 초원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마라톤을 딱! 끊게 만드는 모습이 그다지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아마도 김미숙 아줌마의 연기가 다소 경직돼 있다고 느껴진데는 그런 캐릭터의 단편성도 한 몫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이 영화가 주는 따뜻한 재미를 생각하면 아주 작은 단점에 불과합니다.

    자극.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배형진군의 삶의 도전과 성취는 그대로 영화의 소재가 됐습니다. 그보다 쪼끔 더 산 제 삶을 영화화한다면... 할만한 내용이 개뿔도 없네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그럴겁니다. 그저 적당히 살아가는 삶속에 영화 소재가 될만한 것이 있을리 없겠죠. 그의 삶을 다룬 영화를 보고 부끄러운 것은 제 삶이 영화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가 아닙니다. 항상 적당한 만큼의 노력조차 이리저리 꾀를 써 피해보려고만 하는 지독한 게으름 때문입니다.

    솔직히 그가 달리기 말고 달리 할 수 있는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겁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중에 하나인 달리기를 선택한 그는 마냥 좋아서 달렸고, 많은걸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할 수 있는게 적어도 서른여덟가지는 더 되는 저는 아무것도 안해서 오직 올챙이 배만 얻었죠. 말아톤은 전혀 자극적인 영화가 아닌데, 이런식으로 절 자극하네요.  -,.-;     





    수다 1.

    영화속에서 PPL로 뉴발란스를 엄청 들이대던데... 거의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들이대더군요. 모름지기 PPL은 영화속에서 드러나는 듯, 드러나지 않는 듯 살포시 해야 관객으로 하여금 '이거 돈주고 광고보고 앉았네.' 하는 생각이 안드는데... 뭐 아이로봇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아주 노골적이진 않지만 어쨌든 뉴발란스. 확실히 각인됐습니다. 근데 전 왜 뉴발란스라는 상표명이 꼭 무슨 씨리얼 바 상표처럼 들릴까요? 칼로리 바란스같은... ㅋㅋ

    수다 2.

    커다란 스크린으로 조승우의 얼굴 옆선이 등장할때 보니 조승우도 콧날이 장난 아니더군요. 뭐.. 연예인치고 콧날이 장난인 경우가 거의 없는데다가 여자 연예인들은 장난인 경우 일부러라도  장난아니게 세우는게 대세인 상황에서 조승우의 장난아닌 콧날이 뭐 그리 신기하냐고 반문하신다면 할 말 없지만... 그게...그냥....맞습니다. 부럽다는 얘깁니다. -_-;

    게다가 자폐증을 겪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느라 영화내내 활짝 웃는 모습을 한번도 안보여주던 조승우가 마지막 장면에서 씨익~ 웃는 장면은... 말 그대로 살인미소였습니다. 그 장면에서 영화관 안에 있던 여성관객들은 젊은 여자나 아줌마나 할 것 없이 다 뒤집어 지더군요. 그것 역시... 부러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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