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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블로그 성공할까?남의 이야기/투덜대기 2008. 11. 11. 03:05
싸이월드 페이퍼의 등장
싸이월드는 쉽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지닌 미니홈피로 전국민을 홈피 가꾸기에 몰아넣었지만 얼마전부터는 미니홈피 위주의 서비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작이 되었던 것이 '페이퍼' 서비스였습니다. 페이퍼는 미니홈피의 간편함과 블로그의 확장성을 결합시킨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니홈피의 작은 창에 갇혀 있던 유저들은 페이퍼를 통해 저 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로 페이퍼를 이용하던 유저들 중에는 자신의 콘텐츠를 출판하는 등 여느 포털의 파워블로거 못지 않은 활동을 해왔습니다.
홈2의 등장과 페이퍼의 몰락
하지만 싸이월드가 '홈2' 내지는 'C2'라고 부르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페이퍼 서비스는 찬밥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메인 화면에서 바로 연결되던 탭이 한 쪽 구석으로 축소 이동 되었고, 페이퍼 콘텐츠의 메인 화면 노출 비율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페이퍼 유저들의 항의를 받았고 급기야 싸이월드 측은 페이퍼 유저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페이퍼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해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축소된 페이퍼의 위치는 더이상 제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고 그 자리는 싸이월드의 다른 서비스들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이유로 많은 페이퍼 유저들이 싸이월드를 떠나 기존 포털에서 제공하던 블로그로 이동했습니다.
홈2의 실패
그런데 싸이월드에서 페이퍼 유저들을 팽(?)하면서까지 야심차게 준비한 '홈2, C2' 서비스는 처참한 실패를 맞이합니다. 기존의 블로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굳이 블로그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홈2, C2'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차별화에도 실패하고 미니홈피 유저들을 끌어들이는데도 실패한 셈이죠. 결국 싸이월드는 어느 샌가 '홈2, C2'라는 이름을 소리 소문 없이 없애고 최근에는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대대적인 홍보이벤트를 벌이고 싸이월드 블로거들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메인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HTML 작성도 안되는 블로그?
과연 싸이월드의 '블로그'는 '홈2, C2'와 달리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이 앞섭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싸이월드의 블로그는 기존의 '홈2, C2'와 명칭 빼고는 거의 달라진 게 없습니다. 깔끔한 스킨 디자인이나 폰트 등은 다른 블로그 서비스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보이지만 그런 점 만으로 기존의 미니홈피 유저나 블로거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싸이월드는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등장한 이후 미니홈피나 페이퍼 등 싸이월드 내의 글쓰기 에디터에서 HTML 작성 기능을 아예 없애 버렸는데, 그 점은 블로그의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HTML 작성 기능이 없으면 웹에서의 글쓰기가 얼마나 불편한지는 굳이 고급 유저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싸이월드 측은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HTML을 없애놓고 새로운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도 그 기능을 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들 아시겠지만 HTML 작성 기능을 없앤 것이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막는데 효과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싸이월드 측은 미니홈피를 이용하는 것처럼 최대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를 구상했던 모양인데 이미 미니홈피에 싫증을 느낀 유저들은 타사의 블로그로 빠져나갈 만큼 빠져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남아있는 미니홈피 유저들이 얼마나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할지 의문입니다. 싸이월드 측도 이 점에 관해선 인지하고 있는지 최근들어 미니홈피의 기능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시키고 있더군요. 블로그를 사용하지 않는 유저들을 미니홈피에 더 붙들어 두려는 의도로 봐도 무리가 아닐 듯 합니다.
급변하는 웹 2.0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요즘의 웹 지형도는 몇 개월 단위도 길게 느껴질 정도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둘러싼 상황들만 돌아봐도 그 점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전국민이 애용하는 서비스로 떠오르자 여러 사이트에서 미니홈피를 모방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다음의 '플래닛'도 그런 서비스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미니홈피 유저들이 타사의 비슷한 서비스로 이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미니홈피를 모방한 서비스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조용히 사라져 갔습니다. 이제는 싸이월드가 다른 업체의 블로그 서비스를 모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니홈피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온 싸이월드. 과연 이번 블로그 서비스 런칭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덧. 얼마전 싸이월드는 12월 8일부로 페이퍼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냈습니다. 간담회까지 열어가며 페이퍼 이용자들에게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싸이월드 측은 처음 페이퍼 우수 이용자들에게 페이퍼 이동을 신청하면 기존 페이퍼의 내용 그대로 블로그로 이동해주겠다는 개별 메일을 보냅니다. 이런 내용이 메일을 받은 페이퍼 유저들에 의해 다른 유저들에게도 전해지자 이번에는 같은 내용을 전체 공지를 통해 밝힙니다.
업체의 서비스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페이퍼 서비스와 관련한 싸이월드 측의 이런 행태는 업체와 이용자 사이의 최소한의 신뢰 관계도 중시하지 않는 경솔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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