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6강 진출에도 허정무 감독의 경기 운영은 여전히 아쉽다
    나의 이야기/Fever Pitch 2010. 6. 23. 08:13

    June 22, 2010 - Durban, South Africa - epa02217037 South Korea's Park Ji Sung (L) reacts after South Korea and Nigeria finished at a 2-2 draw and South Korea advanced to the Round of 16 following the FIFA World Cup 2010 group B preliminary round match between Nigeria and Korea Republic at the Durban stadium in Durban, South Africa, 22 June 2010.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허정무 감독의 수세적인 경기 운영은 여전히 아쉬웠습니다. 대표팀은 그리스 전과 동일한 명단으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아르헨티나전에서의 부진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오범석 대신 그리스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차두리를 다시 출전시켰죠. 이동국의 선발 출전이 예상됐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염기훈을 그대로 출전시켰습니다.

    축구 경기에서 감독의 의도는 경기 전엔 선발 명단을 통해, 경기가 시작된 후엔 선수 교체를 통해 읽을 수 있습니다. 일단 선발 명단만 보자면 허정무 감독은 큰 변화없이 그리스 전의 성공을 다시 바라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청용과 박지성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미드필더를 보유한 우리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박주영 역시 지난 경기에서의 자책골에 대한 부담감을 모두 떨쳐낸 듯 몸놀림이 가벼웠습니다. 결국 우리는 경기 초반 실점으로 0대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공세를 멈추지 않아 이정수, 박주영의 골로 2대1 역전을 이끌어 냈습니다. 


    DURBAN, June 23, 2010 Lee Jung-Soo (2nd L) of South Korea celebrates his goal with teammate Park Chu-Young (3rd L) during the 2010 World Cup Group B soccer match against Nigeria at Moses Mabhida stadium in Durban, South Africa, on June 22, 2010.



    여기서 허정무 감독의 특기가 발동됩니다. 1점이라도 앞서고 있으면 무조건 지키기. 그는 지난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 내내 패스 미스 아니면 볼을 차단당해 공격의 흐름을 끊던 염기훈을 빼고 김남일을 투입합니다. 허정무 감독의 첫 번째 교체 카드 사용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그리스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0-0 상황. 경기 결과에 따라 우리는 나이지리아에 2-1로 이기고도 그리스에게 밀려 16강에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든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남일의 실책으로 패널티킥을 주고맙니다. 이제 경기 결과는 2-2. 여전히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는 0-0이었습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그 상황에서도 전혀 공격 옵션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그대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어 주기만을 바라는 모습이었죠. 그가 남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한 것은 후반 40분 다리에 경련이 난 기성용을 대신해 김재성을 투입하고, 인저리 타임에 박주영 대신 김동진을 투입한 것이 다였습니다. 사실상 교체 카드를 시간 끌기용으로만 사용한 셈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르헨티나가 2대0 승리를 거둬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지만 이기려는 축구가 아닌 지키려는 축구를 보고난 기분이 썩 깔끔하지만은 않군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긴하지만 지고도 잘 싸웠다는 느낌이 드는 경기가 있는 반면, 이기고도 찜찜한 경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이번 경기가 그런 경기였습니다. 1점차 리드를 지키겠다고 수세적으로 나오는 순간 실점을 하고, 이후에도 득점을 노리기는 커녕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경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낸 선수들에겐 무한한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만, 항상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의 의미를 퇴색시킨 허정무 감독에겐 전혀 박수를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