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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제맛집] 김제 대흥각 고추짬뽕 - 돼지고기가 그득한 짬뽕
    나의 이야기/식사일기 2010. 5. 18. 10:30


    [김제맛집] 김제 대흥각 고추짬뽕 - 돼지고기가 그득한 짬뽕


    언젠가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김짬뽕 커플과 함께 갔던 곳입니다.
    저도 짬뽕 참 좋아라 하지만 저보다 더 열성적인 짬뽕 덕후인 김짬뽕은 이 날의 짬뽕 기행에서도
    군산과 김제 등지의 짬뽕 맛집으로 알려진 몇 곳의 리스트를 무려 컬러 프린트까지 해오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김짬뽕의 리스트 중에서 제가 고른 곳은 김제의 대흥각.
    돼지고기가 듬뿍 올라간 짬뽕의 첫인상이 무척 끌렸기 때문입니다.



    메뉴판.
     
    실내는 좁고 허름한 편이었지만 손님들이 끊임없이 드나들더군요.
    테이블 서 너개와 작은 방 하나가 전부.
    음식만 맛있으면 기본적인 청결만 갖춰도 사람들이 어디든 찾아가서 줄서서 먹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죠.
    그러다 입소문이 나면 더욱더 사람들이 몰려들고...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가게를 옮겨 더 깔끔하고 넓은 공간에서 많은 손님들을 받느냐, 아니면 꾸준히 해오던 것을 고수하느냐.
    보통 여기서 욕심을 부려 가게를 옮기고 더 나아가 분점까지 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음식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손님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고 예전의 특색있는 맛집은
    그저 평범한 식당으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것들이 사업 마인드를 제대로 갖추고 계획도 철저하게 세운 다음 이루어지면 안될 것도 없지만
    애초에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는 맛집은 음식에 대한 고집스러울 정도의 정성으로
    탄생하는 것이지 사업 마인드가 중요한 것은 아니죠. 전문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는다해도
    평생 뜨거운 불 앞에서 무거운 웍을 다루던 이에게 그런 곳의 감언이설은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군산의 복성루가 그 좁은 곳에서 딱 오후 4시 까지만 영업하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중국집에서 이렇게 양파와 단무지를 푸짐하게 내주는 곳은 처음.
    보통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가도 기본 크기의 작은 접시에 내주기 마련인데 이곳은
    처음부터 세 명이 양껏 먹을 정도로 푸짐하게 담아주더군요. 이때부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



    깍두기.




    두둥... 말로만 듣던 김제 대흥각의 고추짬뽕 등장.
    보시다시피 돼지고기 고명이 자잘한 크기가 아니라 거의 탕수육 고기만큼이나 큽니다.
    고추짬뽕이 아니라 돼지고기 짬뽕이라고 해도 될 듯.



    예전에 신동양에서 먹었던 고추 짬뽕은 국물이 하얀 게 특색이었는데 이곳은
    이름에 어울리게 빨간 국물에 청양고추가 큼직하게 썰어져 들어간 짬뽕이었습니다.


     신동양 고추짬뽕 + 탕수육 보기 





    구키양이 집어 준 한 젓가락샷.
    이렇게 맛보는 거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 까지 즐기는 지인들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는 더욱 즐겁습니다. 
    평소엔 식구들이랑은 뭐 먹으러 가도 눈치보느라 잘 못 찍게 되거든요. ㅠㅠ





    몇 젓가락 먹었는데도 돼지고기와 면이 가득합니다.
    특이하게 해물은 안보이더군요. 오징어조차 안보였지만 돼지고기와 청양고추만으로도 맛은 충분.
    굳이 냉동 오징어 따위의 필요성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매운 맛을 위해 캡사이신 같은 인공 향신료는 사용하지 않은 듯. 그리 맵지는 않더군요.
    국물 맛 진하고 건더기 푸짐하고 흠 잡을데 없는 짬뽕.

    김짬뽕은 복성루의 짬뽕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저는 복성루에 두어 번 가봤는데 그때마다 맛이 달라서... 첫 번째는 너무 맛있어서 좀 쇼킹했는데
    두 번째는
    끓여나오는 타이밍이 안좋았는지 국물 맛도 별로였고 해물도 그다지 푸짐하지가 않았습니다.

    복성루처럼 손님이 쉴새없이 몰려드는 곳은 어쩔 수 없이 짬뽕을 한 번에 여러 그릇 씩 끓여서 나오게 되는데
    그게 어떨 때는 맛있고 어떨 때는 맛이 좀 덜하고 그러더군요. 아마 정신없이 바쁠때는 
    일곱 그릇 만들 국물에 양을 더 늘려 열 그릇 만들고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자주가는 칼국수 집 중에도 그런 곳이 있습니다. 손님들이 주문을 하면 서빙보는 아주머니가 주방에
    "칼 여섯~ 거기서 하나는 곱배기!" 이런 식으로 전달하는데 그럼 주방 쪽에서 칼국수를 끓이기 시작합니다.
    그 타이밍에 손님들이 더 오면 주방에 "칼 두 개 추가!" 이렇게 주문이 들어가거든요.
    그럼 여덟 그릇 끓이는 와중에 두 그릇 추가 되는 거니까 맛이나 양이 떨어질 수 밖에.
    그래서 이곳에 갈때는 주문하고 제발 맛있는 타이밍에 걸려라를 속으로 외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칼국수가 나오고 첫 숟가락으로 국물 맛을 볼때까지 은근히 긴장+초조.  




    이건 구키양이 시킨 유미짜장에 나온 면.



    갈은 돼지고기 듬뿍 들어간 유미짜장.





    돼지고기 듬뿍 유미짜장. 보기만해도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고추짬뽕과 마찬가지로 유미짜장도 이렇게 갈은 돼지고기 푸짐하게 넣어서 주는 유미짜장은 처음 봤습니다.

    사실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기본적인 중식은 곰탕이나 감자탕 같은 한식과 달리 
    오랜 시간 끓이고 우려내는 노력으로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빠른 시간내에 완성되는 음식입니다.
    때문에 돼지고기나 해물 푸짐하게 넣고 불맛 제대로 입혀서 요리하면 어느 중국집이든
    복성루나 이곳 대흥각처럼 입소문이 날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짬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충 장사하는 중국집이라도 제트 버너 안놓고 요리하는 곳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은 이게 제트 버너로 끓인 짬뽕인지 휴대용 버너로 끓인 짬뽕인지
    구분도 안가게 대충 만들죠. 뭐 그런 곳들로인해서 맛집이 생기는 거지만.





    천사같은 구키양의 은혜로 고추짬뽕 시킨 저도 조금 맛봤습니다. 맛있더군요.
     
    이곳이 가까웠다면 하루는 고추짬뽕, 하루는 유미짜장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먹어볼 텐데
    어쩌다 한 번 갈 수 밖에 없는 곳이라 갈때마다 고민하게 될 듯.




    위치는 아래 다음 지도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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