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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 오브 원 - 맨주먹으로 인종차별에 맞선 소년
    영화 이야기/감상 2009. 10. 20. 19:29






    아주 오래전에 봤던 영화입니다. 아마 중학생 때인 것 같군요.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는 감동을 추스리기 힘들 정도로 무척 좋아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는 한 소년의 모습을 통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잔인함을 고발하고 포용의 중요성을 내세우는 영화인데요, 재미와 교훈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파워 오브 원>의 소재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은 우리나라의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백인들에 의한 흑인 탄압을 다루는 것을 넘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돌아보며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계로 이루어진 아프리카너와 영국계의 대립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 헤이트는 네덜란드계 보어인들이 중심을 이루는 아프리카너에 의해 자행됐습니다. 하지만 영화에도 등장하듯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영국계라고해서 인종차별 정책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보어 전쟁 기간에 여자와 어린이 구별없이 수십만의 아프리카너를 무차별적으로 강제수용소에 가둬 수많은 아프리카너들이 죄없이 죽게 만듭니다. 영화에서 영국계인 어린 P.K가 독일계 아이들에게 모진 시달림을 당하게 되는건 바로 그 때문이죠. 게다가 영국인들은 나찌에 의해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모든 독일인들을 감옥에 가두기도 합니다. 




    이처럼 <파워 오브 원>은 단순히 백인에 의한 흑인의 탄압뿐만이 아니라, 백인들 사이의 갈등까지 다루면서 인종차별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 괜한 우쭐함을 들게 했드랬죠. 왜 어린 시절에는 이렇게 영화를 통해서든지, 책을 통해서든지, 평소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접하게 되면 괜히 우쭐해하고 그러잖습니까? 그래서 되도않는 시건방도 떨고.. 나중에 혼자 생각해보면 정말 그때는 왜 그렇게 건방을 떨었는지 부끄러워지는 기억이죠.

    어쨌든, 어린 제게 재미와 감동, 그리고 혼자 시건방을 떨 수 있을만큼 교훈을 줬던 <파워 오브 원>을 10년도 더 지나서 다시 봤습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머리가 커서인지, 마음이 삭막해져서인지, 어릴때 느꼈던 만큼의 감흥을 느낄 수는 없겠더군요. 벅찬 감동을 줬던 스토리는 왠지 식상하게 느껴지고, 인물들도 단편적이라는 느낌만 들고, 게다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하게 하는 P.K와 마리아의 러브스토리는... 어휴.. 왜 옛날엔 이걸 보고 눈물을 짰던건지... 어쩌면 괜히 나이 먹었다고 머리만 크고, 가슴은 삭막해져 어린 시절 느꼈던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한스 짐머가 맡은 영화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아프리칸 리듬의 뜨거움은 여전하더군요. 어떤면에서는 우리나라 민요 한오백년에서 느낄 수 있는 한이 서린 애절함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아프리카인 특유의 역동적인 리듬도 느껴지고... 정말 최고입니다. 때문에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후에 가장 먼저 했던 일도 레코드점으로 달려가 이 영화의 OST 테잎을 사는 일이었죠. 정말 가슴을 울리는 음악입니다. 한스 짐머는 비슷한 시기에 <라이온 킹>에서도 아프리칸 리듬이 물씬 느껴지는 음악을 선보였었죠. <라이온 킹>의 OST도 한동안 흥얼거리고 다녔었는데... 이제 가슴이 건조해져 영화의 스토리 속에선 예전과 같은 감동을 느끼기 힘들었지만 영화속에 흘러나오는 음악만큼은 여전히 가슴을 두드리고, 울리고, 흥얼거리게 만듭니다.








    수다

    유투브에 <파워 오브 원>의 영상이 있더군요.
    어린 P.K가 수용소에서 흑인들을 지휘하며 'Southland Concerto'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죠. 중간에 좀 슬픈 장면이 있지만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게 되는 명장면입니다. 이미 많이들 보셨겠지만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Southland Concerto'

     


    'The Rainmaker'


     



    제임스 본드의 남아공 시절

    예전 영화를 다시 보면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 P.K를 그렇게 못살게 굴던 독일계 보타가 007의 터프가이 제임스 본드였던 다니엘 크레이그더군요. 이 영화에서는 정말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원래 이미지가 그리 선한 편은 아니죠. 어떻게 보면 제임스 본드보다는 <파워 오브 원>의 저 캐릭터가 그의 이미지에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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