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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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진짜 배우였던 그녀영화 이야기/수다 2009. 9. 1. 23:07
장진영.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 1년 간의 투병 생활동안 몇 번 매스컴을 통해 병세가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려고 할 때 즈음... 그녀는 거짓말처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 관한 저마다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녀의 가는 길이 쓸쓸하지 않도록. 나의 기억 몇 가지를 보태본다. 의 510호 여자 선영. 일일 시트콤의 조연으로 연기를 시작한 장진영은 몇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한 뒤, 에서 그 동안의 경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운좋게도 을 개봉당시 극장에서 봤다. 요즘처럼 깔끔한 멀티플렉스가 아닌 앞 뒤 간격이 좁아터진 의자에서 칙칙한 냄새가 나는 오래된 단관 상영관이었다. 이듬해인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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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에너미 - 로빈 후드라 불린 은행강도 이야기영화 이야기/감상 2009. 8. 14. 14:59
퍼블릭 에너미 감독 마이클 만 (2009 / 미국) 출연 조니 뎁, 크리스찬 베일, 마리안 꼬띠아르, 채닝 테이텀 상세보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갱스터 영화 는 대공황이 휩쓴 1930년대 미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은행강도 존 딜린저(조니 뎁)와 그를 쫓는 수사관 멜빈 퍼비스(크리스찬 베일)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존 딜린저는 당시 수사당국에 의해 공공의 적 1호(Public Enemy No.1)로 지명되지만 대중들은 그를 로빈 후드라고 부르며 영웅시하죠. 심지어 존 딜린저가 체포되어 호송되는 길가에는 여자들이 몰려들어 그의 이름을 연호하고, 매스컴도 그의 화려한 언변에 마치 그를 스타처럼 취급합니다. 그가 의리를 중시하고 매너 좋은 남자라고 알려진데다, 그의 범행 대상이었던 은행들이 대공황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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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 2006)영화 이야기/감상 2009. 8. 14. 07:22
마이애미 바이스 감독 마이클 만 (2006 / 독일, 미국) 출연 콜린 패럴, 제이미 폭스, 공리, 나오미 해리스 상세보기 마이클 만 감독의 신작입니다. 그의 영화는 보는 사람의 취향을 무척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의 영화를 보고 단연 최고!를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지루해 죽겠다며 쒯!을 외치는 사람들도 적지않죠. 이번 영화에 대한 반응도 거의 그런 식이더군요. 사실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와 스타일리시한 화면으로 가득찬 영화인데도 지루해 죽겠다는 관객들이 적지 않은데에는 이 영화의 홍보 문구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바로 '올 여름 마지막 블럭버스터'라는 문구인데요. 제작비가 1억3천만 달러가 넘게 들었다니 블럭버스터라는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홍보 문구에 저런 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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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 스모크영화 이야기/수다 2009. 8. 6. 20:35
스모크 감독 웨인 왕 (1995 / 미국) 출연 하비 키이텔, 윌리엄 허트, 스토커드 채닝, 해롤드 페리노 상세보기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요? 이 영화를 보면 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나옵니다. 꽤 오래전에 본 영화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알고보면 답은 꽤 간단합니다. 저울 하나만 있으면 담배연기의 무게를 재는 것이 가능합니다. 담배 한개비의 무게를 잰 후 담배를 끝까지 피우면서 담배재를 저울위에 떨기만 하면 돼죠. 처음에 잰 담배 무게에서 다 피우고 난 후의 담배재와 꽁초의 무게를 빼면 날아간 담배 연기의 무게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엔 어떻게보면 그저 싱거운 얘기에 불과하지만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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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정당한 복수는 가능한가?영화 이야기/감상 2009. 7. 22. 00:09
뮌헨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005 / 미국) 출연 에릭 바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아란 힌즈, 마티유 카소비츠 상세보기 본문에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균형. 은 포스터에서 느낄 수 있듯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에 복수하는 임무를 맡은 이스라엘 비밀요원의 고뇌가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실제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의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그는 주인공인 에릭 바나의 입을 통해 팔레스타인 테러단체에 대한 복수가 과연 정당성을 띌 수 있는것인지 되묻고, 양측의 서로 끊이지 않는 복수극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줍니다. 스필버그의 이러한 균형적인 태도는 그들의 분쟁이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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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아줌마는 20세기 마지막 천민?영화 이야기/장면 2009. 7. 16. 17:22
세기말 감독 송능한 (1999 / 한국) 출연 김갑수, 이재은, 차승원, 이호재 상세보기 경미 : 기분 죽인다. 희숙 : 야 우리 그냥 어디론가 확 떠나버릴까? 왜 그 영화 있잖어. 그 아줌마 둘이서. 어어! 그 델마와 루이스. 경미 : 애들 저녁도 안먹여놓고 가긴 어딜가? 걔들은 애들이 없었다고. 언젠가 테레비에서 그러드라. 아줌마들은 20세기 마지막 천민이라고.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희숙 : 얘 근데 애들 줄줄이 데리고 델마와 루이스처럼 멋지게 떠나는 그런 영화는 없니? 응? 경미 : 미쳤어~ 정신나간 아줌마들 영화를 누가본다고 만드니~? 송능한 감독 특유의 촌철살인과 같은 대사들이 넘치는 세기말의 한 대목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시간강사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이 바람까지 피워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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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2 - 1편의 단점이 그대로영화 이야기/감상 2009. 6. 25. 14:49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감독 마이클 베이 (2009 / 미국) 출연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이자벨 루카스, 레인 윌슨 상세보기 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바야흐로 자본만 있다면 스크린 위에 실현하지 못할 장면들이 없는 시대입니다만, 그렇다해도 실사영화에서 로봇들이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놀라운 일입니다. 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마이클 베이의 별 볼일 없는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죠. 전편의 성공으로 마이클 베이는 를 요즘 유행처럼 3부작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후속편 제작에 착수. 1편이 개봉한 지 2년 만에 후속편을 내놓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은 1편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크게 새로울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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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로맨스, 대책없이 뜨거운 청춘의 거친 사랑 이야기영화 이야기/감상 2009. 6. 14. 15:26
트루 로맨스 감독 토니 스콧 (1993 / 미국) 출연 크리스찬 슬레이터, 패트리샤 아퀘트, 잭 블랙, 데니스 호퍼 상세보기 트루 로맨스. 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탄탄한 시나리오에 토니 스콧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화려한 출연진들의 멋진 연기에 한스 짐머의 감미로운 음악까지 더해져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보고 푹 빠진 이후로 지금까지도 종종 보고 있습니다. 93년도 작품이니 벌써 16년 전 영화군요. 이번 포스트는 출발 비디오 여행 수준의 스포일러가 난무하기 때문에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주의하세요. 디트로이트 영화는 황량한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됩니다. 과거 자동차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디트로이트는 이른바 빅3라 일컫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