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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내소사에서 만난 동자승나의 이야기/견문록 2009. 8. 24. 10:57
내소사하면 전나무 숲길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입구에서부터 약 700미터 가량 키 큰 전나무들이 나란히 서서 숲길을 이루고 있죠.
얼마전 이곳에 갔을 때는 무척 더운 한여름 낮이었는데도 숲길에 들어서니 시원했습니다.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길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스님의 염불 소리가 나즈막히 들려옵니다.
중간에 헛기침 소리가 한 번 들린 것으로 봐서 실시간 라이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한여름의 오후의 뜨거운 햇살을 전나무가 가려줍니다.
절에 들어서면 천년도 더 된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천년이라니!
조용한 산사
이밖에 300년 된 보리수나무나 대웅보전의 꽃살문도 있었는데
대충 둘러보는 전형적인 관광객스러운 습관으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도,
담아오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됐고,
문화적, 미적 가치도 엄청난 것이라는데 너무 대충 훑어보고 온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이래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니까요.
사실 내소사 꽃살문에 대한 내용도 다녀와서야 알았거든요. ㅠㅠ
어딜 갈 때는 미리 좀 알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고귀한 가치를 지닌 것들도 못알아보는
한심한 관광객인 제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얘네들입니다.
귀여운 동자승 인형.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동자승 인형을 낮은 담장 위에 이렇게 늘어놨더군요.
앙증맞게 쌓여 있는 쪼끄만 돌탑들과 잘 어울려 무척 귀여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곳인데도 저 모습 그대로 놓여있는 것이 좀 신기했습니다.
절이어서 그랬겠죠? 역시 환경이 중요한가봅니다.
몇 백년 묵은 문화재는 대충 훑어보고, 얘네들 앞에선 한 참을 귀워여하며
요래 사진도 많이 찍고 그랬다지요.
인간이 어쩜 이리 가벼울수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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