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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 단평 - 거칠고 강렬하다.
    영화 이야기/감상 2010. 12. 24. 08:53



    황해
    감독 나홍진 (2010 / 한국)
    출연 하정우,김윤석
    상세보기


    스포는 없고 대략 느낌만 정리했습니다.


    <황해>의 전체적인 느낌은 무척 거칩니다. 섹스도 있고 살육도 있고. 우리 사회 밑바닥에 있는 조선족들의 어두운 측면과 함께 순혈 유산계급이랄 수 있는 강남 부자들의 이면까지 가감없이 드러내 보입니다.

    그 와중에 우리들 대부분은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했을 조선족의 일반적인 모습들 외에 감독의 욕심이었을런지 다소 과장된 묘사도 등장하고요. (다같이 모여서 고기뜯는 모습은 아무래도... 몽골 유목민들도 아니고 서울 한 복판이면 그냥 배달 음식 시켜서 먹는 게 더 자연스러웠을 텐데요. 큰 뼈다귀를 무기로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였겠지만...)

    초반에 중국 어느 조선족 마을의 황량한 모습을 보여주며 슬슬 발동을 걸다가 드디어 논현동 99-1 번지에서 사건이 벌어질 때는 정말 짜릿합니다. 그 뒤로는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만큼 늘어졌다 조여졌다 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관객이라면 결말까지 가서도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거야?'- 영화보고 나올 때 어떤 여자 관객이 했던 얘기.- 라고 할만한 영화입니다. 데이트 무비는 절대 아니죠.

    <추격자>에 비하자면. 거친 측면에선 거의 동급인데. 저는 <추격자>가 신인감독의 작품으로서 놀라울 정도의 흥행을 할 수 있었던 건 전국민이 알고 있는 실제 사건에 기반했다는 작품 외적인 측면의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황해>는 그런 요소가 없이 영화 자체로만 어필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추격자>만큼 많은 관객의 호응을 받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추격자>의 후광을 누릴 수는 있겠지만 영화가 길고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 사이의 입소문은 기대하기 힘들어 흥행 스코어는 아마도 300만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촬영이나 조명. 음향 같은 부분은 돈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 다만 후반 부산항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씬의 촬영은 뭐랄까. 제가 기술적인 부분에 문외한이긴 한데 화면의 질감이 마치 캠코더 화면처럼 초점도 흐릿하고 거친 느낌이 들었고, 동원한 물량 만큼의 효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화면의 톤이 갑자기 확 튀는 느낌도 드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자동차 추격 장면의 일부는 HD 카메라로 촬영했다더군요. 아마도 그로인해 화면의 톤이 차이가 났던 것 같은데 보통 관객의 눈에도 어색해 보일 정도이니 감독과 스태프들 눈에는 얼마나 눈엣가시 같을까요. 


    아시다시피 이런 건 할리우드에서 깔끔하게 잘하는데, 이 영화에선 돈 쓰고 고생한 만큼의 효과는 못 내고 거친 느낌만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차들이 막 달리다가 충돌하는데 그다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고... 클로즈 업이 지나치게 강조되다보니 추격씬의 전체적인 흐름을 느끼기 힘들고 잘게 분절된 느낌이 강해 긴장감이 반감됐습니다. 제작진의 의욕과 노고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반 하정우가 택시 운전을 하는 장면에서 나왔던 음악이 무척 감미로워 '와 이 영화 음악 좋네'라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 이후론 그런 느낌을 못받았습니다. 

    이 영화 촬영 기간이 길고 그 와중에 이런 저런 불미스러운 얘기도 많았다죠? 나홍진 감독에 대한 안좋은 얘기도 접했습니다만. 그런 얘기들을 들은 채로 영화를 봤더니 보는 동안 계속 '와. 저 장면 무지하게 고생했겠네.'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영화 속의 배경이 쭈욱 겨울이었기에 더욱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추격자>와 마찬가지로 <황해>에서도 경찰들은 참 무능합니다. 뭐 하는 게 없어요. 어떤 면에선 희극적이리만큼 못나게 그려지는데 제게 딱 동네 경찰들 모습이긴 하지 하다가도 그래도 저건 좀 심했다 싶은 장면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간략한 느낌 정리.
    영화의 내용과 함께 보다 자세한 리뷰는 다음에 업뎃하겠습니다.

    오... 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기다려주는 독자가 있는 필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드네요.
    좋은 자기 최면+동기 부여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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