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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물과 웃음
    나의 이야기/대화 2009. 8. 19. 14:00



    그분을 선생으로 기억합니다. 슨상이라는 지역감정이 실린 단어로 비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땅의 민주와 평화를 향한 그분의 의지 앞에서 그런 모리배들의 비아냥은 한 줌의 먼지도 되지 않을 하찮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분을 눈물로 기억합니다. 그분은 거물급 정치인의 위치가 무색하게 여러 차례 혼연히 슬픔이 드러나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고된 정치행로의 동반자였던 고 문익환 목사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이 맞서 싸운 군사독재 세력에 의해 희생된 영혼들이 잠들어 있는 광주의 망월동에서, 자신의 반쪽을 잃은 것 같다고 얘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그리고 그 분의 웃음을 기억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이경규가 간다'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은 그분은 평생동안 반민주화 세력들과의 고된 정치적 투쟁에 온몸으로 맞서온 투사의 위치에 걸맞지 않게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아침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던 중 토라진 듯한 여사님께 '농담을 하면 꼭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이렇게 토라지곤 한다'며 여느 사이좋은 평범한 노부부처럼 소탈한 웃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렇게 그분을 기억합니다. 이제 그분께서 사람들의 눈물을 받을 차례입니다. 가족들 곁에서 편안하게 임종하셨다지만 불과 두 달 여 전까지 안타까움의 눈물을 보이며 이 땅의 반민주세력들에게 일갈하시던 그분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생전의 그분처럼 아니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투쟁없는 그곳에서 편하게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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