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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 옛촌 막걸리 - 막걸리 시키면 안주는 공짜!
    나의 이야기/식사일기 2008. 11. 5. 13:00

    몇 해 전부터 전주가 막걸리집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전라도 지방은 원래 음식상 푸짐하기로 널리 알려진 곳인데 요즘 볼 수 있는 막걸리집들은 푸짐함의 차원을 한 단계 뛰어넘은 듯한 인상입니다. 처음엔 삼천동 쪽에서 생기기 시작한 막걸리 골목이 지금은 전주 시내 곳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서신동에 있는 옛촌 막걸리 본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옛촌은 전주 막걸리집 중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전주 시내는 물론이고, 전국 곳곳에 체인점을 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전주식 막걸리집은 막걸리 한 주전자(보통 막걸리 세 병 정도의 양입니다.)에 만원이었는데 최근에 물가인상의 여파로 한 주전자에 12,000원으로 인상됐더군요. 대신 추가할 경우엔 한 주전자에 10,000원입니다.  안주는 따로 시키지 않아도 한 주전자 시킬때마다 새로 나옵니다.



    첫 주전자를 시키면 나오는 안주입니다. 김치찜과 족발, 그리고 삼계탕입니다. 안주가 나오면 서빙하시는 분이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주십니다. 숙달된 솜씨가 어찌나 빠른지 빛의 속도로 가위질을...




    큼직하게 썰은 돼지고기와 곰삭은 묵은 김치로 만든 김치찜입니다. 맛도 맛이지만 어찌나 푸짐한지 이 안주 하나만 따로 만원 이상을 받는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두부를 싸서 한 입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영계 반마리가 들어 있는 삼계탕입니다. 국물이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아주머니께서 가위로 먹기 좋게 잘라놓은 후의 족발입니다. 살코기 많은 족발전문점의 족발과는 다르고,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의 족발입니다. 잘 삶아서 냄새는 전혀나지 않고 고소했습니다.




    너무 유명한 곳이다보니 일하시는 분들도 나름대로 신명이 나 보입니다. 일행이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까 서울 사람들은 너무 많이 와서 이제 서울에서 왔다고 해도 아무 느낌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요즘엔 대구분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대구에도 체인점이 있다고 합니다. 하도 많이들 와서 음식 사진만 찍어간다며 음식 사진만 찍지 말고 이모들도 좀 찍어달라고 하시더군요.
     
    테이블이 비기가 무섭게 바로바로 새로 온 손님으로 채워질 만큼 일의 강도가 센 곳인데도 전혀 힘든 기색없이 친절하고 밝은 표정으로 일하시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술을 못하는 편이 아닌데도 안주가 너무 맛있고 푸짐하다보니 둘이서 막걸리 한 주전자를 비우기가 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주전자를 비우고 나니 그렇게 잘 먹고 12,000원만 내고 그냥 나간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두 번째 주전자를 시키면 나올 안주들이 아쉽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그렇다고 두 번째 주전자를 시키자니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빙하시는 분께 그냥 가기엔 그렇고 더 먹자니 막걸리 양이 너무 많으니까 가격은 그대로 드릴테니 막걸리를 두 병 정도만 넣어주면 안되겠냐고 여쭤보니까 요즘엔 큰 병으로 한 병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냥 먹고 남기는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리하여 그냥 먹는데까지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두 번째 주전자를 시켰더니
    아직 첫번째 안주도 다 못 먹었는데 이렇게 새 안주가 나왔습니다.





    삼치를 구운 후에 간장 양념을 얹어 살짝 조린 안주입니다.
    양념이 맛있으니까 바로 조렸어도 맛있었겠지만 한번 구운 후에 조린 거라
    껍질이 바삭해서 더 맛있더군요.





    해물 파전입니다. 오징어와 조개가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때부터는 술이 꽤 올라온 상태라 자세한 건 기억이 잘... -_-

    막걸리 도수가 약 7도 정도라죠? 맥주가 보통 4.5% 정도이니 달착지근하고 시원하다고
    벌컥벌컥 들이키다보면 낭패를 보게 됩니다.

    그래도 요즘 막걸리는 예전과 달리 질이 좋아서 다른 술과 섞어마시지만 않는다면 다음 날 숙취도 없고 깔끔한 편입니다. 예전엔 막걸리 먹고 고생한 기억이 꽤 있는데 요즘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는 걸 보면 제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달걀 후라이입니다. 배불러서 반은 더 남겼습니다..

    처음엔 맛 좋은 술과 안주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해준 가게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한 주전자를 더 시켰지만 깊게 생각해보니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것이 많아 그냥 한 주전자만 마시고 일어서는 편이 나았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많이 남겨서 지구에게 미안했습니다. -_-

    계산 빠른 주인이라면 저희처럼 그리 많이 먹지 못할 것 같은 손님 두 명이 올 때는 안주 양을 조금 적게 한다던가 할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이곳은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단 둘이 오나 네 다섯이 오나 나오는 안주 양은 똑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대단한 주당, 대식가가 아닌 이상 두 사람이서 한 주전자 이상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럿이서 여러 주전자를 시키면 매번 새로운 안주가 따라 나오니까 이곳은 여러 명이 함께 갈 수록 좋을 듯 합니다.
    옆 테이블을 보니 막걸리를 더 시키니까 데친 오징어도 나오고 꽃게찜도 나오고 대하구이까지 나오더군요.
    그 모든 것들이 10,000원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나오는 것들입니다.

    작은 주전자는 벨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시끄러워도 어디서 흔드는지 한번에 다 안다고 하시던데
    그건 좀 뻥인 것 같았습니다.  ㅋㅋ

    막걸리 두 주전자에 사이다 한 병 마시고 2만3천원 내고 왔습니다.
    웬만한 호프집에서 생맥주 몇 잔에 마른 안주 하나 먹을 수 있는 돈으로 아주 자알~ 먹었네요.

    전주에 가시면 꼭 들러 보세요. 택시 타고 서신동 옛촌 막걸리 본점이라고 하면 다 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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