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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영화 이야기/감상 2014. 11. 7. 17:42




    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5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정보
    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글쓴이 평점  




    데이빗 핀처의 신작 스릴러 <나를 찾아줘>의 시작은 미주리 주 어느 소도시의 황량한 아침 풍경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닉은 멍한 표정으로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운영하는 바에 들어선다. 닉의 아내 에이미는 결혼기념일마다 닉에게 보물찾기를 시키는데 닉은 그게 영 못마땅하다. 에이미가 내는 보물찾기의 단서는 이를테면 '에이미가 아플 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이런 식인데 만난 지 얼마 안 된 커플이라면 모를까 결혼 5년차의 무심해진 남편이 맞히기엔 지극히 고난도의 문제다. 


    여동생에게 그런 불만을 털어놓던 닉은 기르는 고양이가 밖에 나와 있다는 이웃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온 닉은 집안이 어지렵혀 있고 에이미가 사라진 것을 발견해 경찰을 부른다. 이후 영화는 에이미의 일기를 통한 회상씬과 현재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에이미의 회상씬을 통해 묘사되는 닉과 에이미는 전형적인 불꽃 커플이다.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끌려 한 큐에 침대까지 가고 이후에도 둘은 서로 너무 잘 맞는 것을 놀라워하며 결혼까지 하게 된다. 



    에이미는 결혼 생활은 어려운 것이며 항상 서로에게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자신들에겐 그런 것들이 필요없었다고 회상한다. 부부간의 갈등은 두 사람이 모두 실직했을 때 드러난다고 하지만 둘은 실직해서도 서로를 신뢰하고 아꼈다. 적어도 한 동안은. 실직 상태가 길어지자 닉은 점점 쓰레기 남편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러던 와중 닉의 어머니가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되고 닉은 어머니를 돌봐드리기 위해 뉴욕 생활을 접고 미주리로 이사온다. 에이미는 미주리로 이사오며 소외감을 느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닉의 어머니가 죽고 에이미와 닉의 결혼 생활도 점점 삐걱대기 시작한다. 급기야 에이미는 닉을 두려워하게 되고 닉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를 찾아줘>는 초반엔 전형적인 실종 범죄 스릴러의 분위기를 띠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며 더욱 흥미를 끈다.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 커다란 반전이 드러나지만 반전이 드러난 이후에도 인물간의 갈등이라든지 내면에 관한 연출이 매우 짜임새 있어 당장 다음 장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리듬감이 훌륭하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 반 가까이 되는데 그 긴 시간동안 잠시도 늘어지지 않고 쉼없이 관객을 몰아세운다. 역시 믿고 보는 데이빗 핀처표 스릴러랄까. 긴 영화를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 전반에 걸쳐 호들갑스러운 미국의 미디어에 관한 풍자적 시각이 가득한데 실종자 가족에게 24시간 카메라를 들이대고 뒷말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실소를 멈출 수 없다. 


    단순히 범죄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서 닉과 에이미의 관계를 통해 불꽃 튀는 연애를 하다 결혼에까지 성공했지만 이내 시들해져 남보다 못한 사이로 변해가는 부부의 모습을 꽤 심도있게 그려냄으로써 현실적인 부부 이야기로도 훌륭하다. 결혼을 앞둔 커플, 행복한 신혼 생활에 빠져있는 커플이 보면 아주 괜찮을 듯 하다. 응?ㅋ








    벤 에플렉에 연기한 닉 던은 적당히 비열하고 적당히 양심적인 캐릭터다. 닉 던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걸로 그려지는데 심각한 상황에서도 여자를 대할 때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찌질해 보인다. 닉 던이 인터뷰에 앞서 메이크업을 해주는 스텝에게 눈웃음을 흘릴 때 쌍둥이 여동생이 한 마디 하는 장면이 있는데 왠지 동질감이 느껴져 키득거렸다. 


    예전에 콩심이는 내가 다른 이들에게 잘 웃고 상냥한 것을 농담식으로 못마땅해한 적이 있다. 아마 콩심이의 마음이 딱 닉 던의 동생과 같았을 듯 하다. 사실 내가 보기엔 닉 던도 딱히 바람끼가 있어서라기보단 천성이 친절한 캐릭터여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지만 어차피 그 두 모습은 종이 한 장 차이니까 남들이 오해할 만도 하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열연도 돋보인다. 브루스 윌리스의 아내로 나왔던 <써로게이트>에서 영혼 없는 로봇 연기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최근엔 톰 크루즈의 상대역으로 나왔던 <잭 리처>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더니 <나를 찾아줘>에선 완전 메가 히트급 대박을 쳤다. 평소 그녀를 잘 모르는 관객들도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를 본 후엔 모두들 그녀를 기억하게 될 듯 하다. 인터넷에선 '연민정보다 더한 년'이라는 별칭으로 통하고 있다.




    <007 어나더데이>의 로자먼드 파이크. 대략 10년도 더 전 20대 초반 시절. 





    <써로게이트>에서. 영화는 똥망이었지만 

    로자먼드 파이크의 로봇 연기는 나름 인상적이었다. 

    이 때 탤런트 이수경과 좀 닮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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