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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꺼풀없는 미인의 시대
    남의 이야기/휴식 2008. 11. 12. 09:00





    장윤주, 혜박, 한혜진, 강승현. 독특한 개성으로 현재 모델계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들에겐 늘씬한 체형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쌍꺼풀이 없다는 것이죠. 예전부터 모델계는 일반 연예계보다 개성을 훨씬 중요시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의 눈에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을만한 얼굴의 모델도 많은 활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반 연예계나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던 미인의 첫번째 조건은 쌍꺼풀 있는 작지 않은 눈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서구의 미적 기준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길들여진 결과였죠. 그로인해 국내 여성들에게 있어 쌍꺼풀에 대한 갈망은 상상할 수 없이 커져만 가 쌍꺼풀 수술은 성형 수술 축에도 못끼는 대중적인 수술이 됐습니다. (실제로 쌍꺼풀 수술은 성형외과 뿐만이 아니라 안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심지어 여중생, 여고생까지 쌍꺼풀 수술 대열에 동참해 방학 때나 수능이 끝난 후는 쌍꺼풀 수술을 하는 성형외과가 가장 분주해 질 때라고 합니다. 내일 있을 수능 시험이 끝나면 성형외과가 또 붐비게 되겠네요.


    아이 예뻐!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쌍꺼풀에 대한 그릇된 욕망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정작 쌍꺼풀에 큰 눈을 가진 서양인들은 쌍꺼풀이 없고 작은 눈을 동양적인 미의 상징이라며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찢어진 눈을 동양인 비하의 목적으로 부각시키는 추악한 백인들도 있죠.)

    위에서 얘기한 혜박과 강승현은 그런 동양인만이 가질 수 있는 개성을 살려 해외 모델계에서도 큰 성과를 이룬 대표적인 모델들입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개성있는 동양적 외모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모델들의 얼굴이 어떤 면에서는 모두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서양인의 시각으로 보자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얼굴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모습 말입니다. 눈 작고 찢어지고 광대뼈 약간 나오고.

    장윤주의 프로필을 보니 별명이 뮬란이라고 하더군요. 이러한 이미지가 극대화된 얼굴로 헐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양계 배우로는 루시 리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개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외모들이 어떤 면에서는 모두 닮아 비슷비슷해져가는 현상이 재밌습니다. 


    아이 귀여워!

    이런식으로 모델계에선 일찌감치 우리의 본래의 모습인 동양적 얼굴이 개성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아직까지 일반 연예계나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쌍꺼풀에 대한 신봉은 절대적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을 넘어서 눈 양 옆을 찢는 '트임' 수술이 유행이라고 하더군요. 조금이라도 큰 눈을 갖기 위해 말 그대로 살을 찢는 노력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모델계통이 아니어도 쌍꺼풀이 없는 얼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가요계에선 손가인, 소희 등이 대표적이고 수애, 최여진 등도 쌍꺼풀 없이 매력적인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이 깜찍해!

    여기에 국민요정 김연아의 경우까지 포함하면 이제 더이상 쌍꺼풀은 미인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김연아의 경우 이미지로 승부하는 연예인이 아닌 뛰어난 스케이팅 실력으로 얘기하는 피겨 선수입니다만...예뻐서;;) 

    요즘은 그 어느때보다 많은 수의 스타들이 쌍꺼풀 없이도 매력을 뽐내고 인기까지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말해 바야흐로 쌍꺼풀 없이도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의 인기만큼 우리나라 여성들의 쌍꺼풀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도 사라져갈까요? 그에 대해 알길은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사회의 미에 대한 기준이 조금씩 다양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다양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시대에 따른 사람들의 선호의 강도가 변해가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뭐... 그럼 지금까지 쌍꺼풀 수술이 그토록 성황리에 이루어졌던 것 처럼 앞으로는 쌍꺼풀 없애는 수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 쓸데없는 생각이죠? ㅋ

    앞으로 개성적인 스타들이 더 많이 등장해 사람들로하여금 획일적인 미의 추종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모습 속에서 각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포스트를 쓰게 된 계기는 평소 손가인과 소희의 깜찍한 모습과 김연아의 귀여우면서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흠뻑 빠져 지냈던 것이 가장 큽니다. 그러다 강승현의 포드 모델 우승 뉴스까지 보게 되니까 한 번 써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이 거기에까지 이르자 언젠가 봤던 이름모를 소녀들의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한참을 생각해서 떠올린 이미지는 바로 재일조선인 학교에 관한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의 포스터에 등장한 저 소녀와, 개성공단을 다룬 한겨레 기사에서 본 개성공단 안내원의 모습이었습니다.

    포스터에 나온 저 소녀는 영화 속에선 등장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저 소녀를 찾으려고 애썼는데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저 소녀와 개성공단의 안내원 모두 우리에게 친근한, 하지만 어떤 면에선 너무 멀어진 때 묻지 않은 깨끗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의 미디어 혹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깨끗한 이미지의 얼굴이어서 한번 보는 순간 잊혀지지 않고 머리 속에 각인돼 있었나봅니다. 둘 다 참 예쁘지요.

    저 두 명 보고 참 예쁘다고 생각한다면 눈 낮다는 소리 들을까요?
    이미 한 번 들었습니다만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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