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견문록

제주 사려니숲길의 가을

구름~ 2014. 10. 13. 01:14



제주 여행 2일차.

현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 밤 묵고 다음 날 오전.

스텝분, 장기 여행자 두 분과 함께 서귀포에서 

5.16도로를 지나 한라산을 넘었다.


엑소의 광팬이었던 스텝분은 비는 낮 시간을

이용해 함덕 해수욕장에 가봐야겠다고 나섰고

장기 여행자 두 분은 한 달인가 두 달인가의

제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어쩌다보니 내가 운전하는 렌터카에 함께 타고

제주를 종단했다.


나는 사려니숲길에 들렀다 제주 동쪽으로 돌려고 했는데

함덕 해수욕장이 좋다는 얘길 듣고 

그곳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눈 덮힌 한라산.






옆에 탄 여행객이 찍어 준 사진.

술 마시며 하루 친구로 지내보니 

적극적이고 밝은 친구였는데 여행지에서의 

인연이 그렇듯 거기까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리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연을 이어가는 건 언제나 어렵다.

아니 어렵다기보다 관심이 없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운전하느라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한라산을 옆에 끼고 제주를 종단하는 5.16도로는

마치 CF 속 한 장면에 나오는 모습이었다.






길은 위로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동안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했다.


가을 빛으로 물든 단풍나무가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하늘을 덮은 채 숲터널을 이루고 있다가 

어느샌가 쭉쭉 뻗은 삼나무가 

숲길 양옆을 병정처럼 지키고 서 있다.


삼나무 뻗은 길을 지나 고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지점에선 이 길에 울창한 숲길이 어디에 있었냐는 듯

양떼들이 무리 지어 있는 너른 벌판이 펼쳐진다. 


이렇듯 제주도에선 산길을 따라 달리는 것도 

해안도로를 따라 달릴 때 이상의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길.

이름은 영 마뜩잖지만.






사려니숲길 입구










11월 셋째 주가 되어서야 제주는 가을이다.







길 옆마다 누군가의 기원이 모여 

작은 돌탑을 이루고 있었다.

나도 하나 올려 놓으며...

로또 되게 해주세효.







사려니숲길은 사실 처음 들었을 때

짧은 산책로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한라산 중산간 지대에 위치한 산길인데

여러 코스가 있어 구석구석 다 돌아보려면 

하루는 꼬박 걸릴 듯.

한 코스를 돌아보는데도 3~4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만약 혼자였다면 느긋하게 숲길을 따라 걸었을텐데

갑자기 일행이 생긴 바람에 좀 걸어들어가다

함덕서우봉 해변으로 가기 위해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기회가 되면 꼭 저 길을 걷고 싶은데

내일 모레 1년 만에 다시 제주에 가지만

이번엔 동생네 식구가 엄니를 모시고 가는데

끼여 가는 거라 어디 걸을 수나 있을랑가.






모두들 제주에 한 달 이상 머물러 있던.

젊고 열정이 있으니 어디에서든 잘 지낼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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