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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구경나의 이야기/견문록 2010. 8. 10. 23:52
엄니 모시고 오랜만에 시장에 갔는데 와 저거 보세요. 오이랑 고추 피망이 저 만큼에 단 돈 2천원.
마트에 가면 고추 저 만큼을 한 4등분해서 천원에 팔고 그러는데. 피망은 달랑 두 개 랩으로 싸놓고 천오백원 막 이러고요.
저렇게 싼데선 덤으로 더 달라는 얘기도 안나오죠. 사면서도 괜히 미안한.
과일은 비싸더군요. 토마토 조금, 키위 조금, 복숭아 조금 샀는데 만오천원.
근데 덤으로 키위 하나 더 넣어달랬더니 못준다 그래서 빈정상했습니다.
오천원어치 사면서 더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덤 인심은 차라리 마트가 나은 듯.
비닐 봉다리에 담은 거 도로 다 내려놓고 다른 가게 가려다가 엄니께서 다 큰 아들놈이
시장 상인이랑 툭탁거리는 걸 창피해 하실까봐 그냥 왔습니다.
얘네들은 팔려 나온 강아지들. 거의 파장 시간이었는데 강아지들이 많은 걸 보니 팔려 간 애들은 별로 없는 듯.
집에 다시 가야 할텐데, 집에 간다고 얘들한테 뭐 좋을 일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물도 없이 헥헥거리며 장터에서 팔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얘들이나 열 마리도 넘는 얘들을 장터까지
데리고 나온 할머니나 고단해보이긴 마찬가지였거든요. 그 중 덩치 큰 한 녀석은 노끈으로
뒷 다리를 짧게 해서 묶어놨는데 어찌나 세게 묶어놨는지 피가 안통해 살이 빨갛게 됐더라고요.
할머니한테 어우 얘 이거 피 안통해서 다리 잘리겠어요. 좀 약하게 해주세요 라고 했더니
그러게 왜 자꾸 도망갈라 그래 이러시면서 부채로 그 녀석 머리만 한 대 때리고 말더군요.
애는 어느 국밥집 앞에 있던 녀석.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이나 어디 묶여 있는데 물그릇이 비어있고 그런 거 보면 그저 짠합니다.
시장 구경 재밌더군요. 이날은 엄니 병원 모시고 갔다가 잠깐 들린 거라 과일만 조금 샀는데 나중에
손수레 끌고, 카메라 들고 다시 오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만 저는 소심한 찍사라 아마 카메라가 있어도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할 겁니다. 위에 사진들은 핸드폰으로 찍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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