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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이
    영화 이야기/감상 2010. 3. 7. 12:57
    클로이
    감독 아톰 에고이안 (2009 / 미국, 캐나다, 프랑스)
    출연 줄리안 무어, 리암 니슨, 아만다 사이프리드, 맥스 티에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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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부부



    <제 리뷰는 내용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분은 주의하세요.>

    <클로이>는 그다지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한때는 행복했지만 점점 가정내의 불안한 기운에 시달리는 산부인과 의사 캐서린(줄리안 무어)은 교수인 남편 데이빗(리암 니슨)의 외도를 의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능력있는 콜걸 클로이(아만다 사이프리스)에게 요상한 의뢰를 하게 되죠. 바로 자신의 남편을 유혹해달라는 의뢰입니다. 처음 캐서린은 심증만 있던 남편의 외도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캐서린은 클로이로부터 남편과의 일을 전해들을 때마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동시에 질투심에 괴로워 합니다. 캐서린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클로이>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콜걸 클로이의 이름입니다. 그만큼 클로이가 영화의 중심에 있지요. 첫 장면은 아예 클로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그로인해 영화가 클로이의 시점으로 전개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캐서린이 중심에 서고 클로이는 훼방꾼 주변인물로 전락합니다. 클로이를 연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엄청나게 예쁩니다만, 캐릭터로서의 클로이는 도입부의 기묘한 매력을 효과적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화면 가득 보여지는 클로이의 크고 맑은 눈은 감탄사 무한 반복을 이끌어내고 있었지만 그것은 단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것일 뿐. 그녀의 사정에 대한 공감을 끌어낼만한 이야기는 부족했습니다. 


    한 품은 여인



    반면에 캐서린의 사정은 비교적 쉽게 공감이 됐습니다. 자신의 의심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클로이에게 남편을 유혹해달라고 의뢰하는 것은 좀 황당했지만 생각해보면 그런 행동은 남편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이 작용했던 것으로 볼 수 있겠죠. 그렇기에 더 이상 자신이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 삼자대면을 시도했던 것일테고요. 이처럼 캐서린의 사정이 그럴듯하게 그려진 것과 달리 클로이의 집착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클로이는 자신에게 작은 친절을 베푼 캐서린을 처음 본 순간부터 한 눈에 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캐서린의 아들 마이클이 여자친구에 대한 느낌을 아빠가 엄마에게 반했던 얘기에 빗대어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그 장면은 클로이가 캐서린을 처음 본 순간의 느낌을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캐서린은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졌다고 생각해 괴로워하지만 클로이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클로이의 감정은 처음 캐서린에게 머리핀을 선물할 때부터 시작돼 캐서린의 구두를 보며 오르가즘을 느낄 지경까지 됐지만 영화는 그 점을 반전으로 준비해서인지 클로이의 감정을 한동안 전혀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관객이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효과없는 반전을 집중하는 대신 차라리 클로이의 감정을 좀 더 깊이있게 묘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럼 영화는 좀 더 여운이 남고,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매력도 훨씬 돋보였을 텐데요. 뭐. 그냥 봐도 매력적이긴 합니다만...


    예민한 사춘기 음학도





    1. 줄리안 무어의 팔은 백인 여자 특유의 주근깨 범벅 피부였는데 속살은 완전 퓨어 화이트.

    2. 리암 니슨은 잘 생기고 매너 좋은 교수 캐릭터도 잘 어울리더군요. 아내가 질투할만 하다는 생각이... 하지만 부부 갈등을 겪고 있는데다가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본인도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캐릭터여서 좀 침울해 보이는 느낌도 있습니다. 리암 니슨은 작년에 갑작스런 사고로 아내와 사별했는데 그때가 이 영화 촬영 중이었다는군요.

    3.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뻤지만, 아주 빠져들 듯이 큰 눈에서 특히 아랫 눈썹이 ㄷㄷㄷ 아랫 눈썹이 그렇게 총총하니 예쁜 건 흑백 영화 시절의 여배우들 말고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클로이의 클로즈업샷이 나올 때마다 몰래몰래 감탄했어요.

    4. 영화는 대놓고 야하지는 않았지만 캐서린의 샤워 장면과 클로이가 캐서린의 구두를 보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장면은 무척 에로틱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캐서린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는 환자에게 오르가즘은 특별한 게 아닌 근육의 수축 작용일 뿐이다라는 식의 얘기를 하는데 정작 본인은 무척이나 복합적인 감정을 통해 오르가즘을 느끼더군요. 클로이도 마찬가지였고요. 

    5. 캐서린이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줄거리를 보자마자 여친님이 떠올랐습니다. 여친님도 줄거리만 보고 완전 감정이입. 데이빗이 웨이트리스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장면에선 둘 다 완전 감정이입. 제가 남들에게 좀 상냥한 편이거든요. 여친님은 상냥한 제 성향을 좋아라 하면서도 남들에게까지 상냥한 것은 경계합니다. 하지만 데이빗이 그랬듯이 저도 한 눈 파는 남자는 아니거든요. 어디까지나 좀 상냥할 뿐이란 말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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