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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문 - 당혹스러운 소녀 취향의 판타지 멜로
    영화 이야기/감상 2009. 12. 7. 12:48

    미국판 귀여니 소설을 집필하신 스테파니 메이어 여사와 주연 배우. 로버트 패틴슨 한민관 같지 않나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뉴 문>의 흥행 기록이 엄청나네요. 개봉일에 미국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이고 3주차인 12월 6일 현재 미국+해외 흥행 수익이 무려 4억9천8백만 달러로 제작비인 5천만달러의 10배 가까운 흥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3주차로 접어들며 드랍률이 높긴하지만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만으로도 2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3억 7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터미네이터4>의 기록보다 무려 1억 달러 이상 높군요. 전편인 <트와일라잇>도 불과 3천7백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3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개봉했다 하면 제작비의 열 배 이상을 벌어들이니 정말 놀라운 일이죠.


    출처 - boxofficemojo.com



    그렇담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운 <뉴 문>이 추천할만한 영화인가? 하면 절대 아니예요. <뉴 문>은 아이돌 스타를 보며 괴성을 질러대는 10대 소녀 혹은 아들뻘 꽃미남 배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날리는 아줌마 관객들에게나 어필할 작품이죠. <뉴 문>에는 영화적인 재미를 느낄만한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2시간 내내 10대 소년 소녀들의 "너 없인 하루도 살 수 없어" 타령을 보고 있노라면 손발이 오그라들다못해 토가 쏠릴 지경이예요. 시작부터 끝까지 소년 소녀의 3각 관계밖에 없습니다. 다만 두 소년 중 한 명은 꽃미남 뱀파이어, 한 명은 듬직한 마당쇠 스타일의 식스팩 늑대 인간. 그리고 두 소년 사이에 낚시질 하는 소녀는 남자친구처럼 뱀파이어가 되어 영원히 둘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설정이 끼어 있죠.  


    트와일라잇 맘스. -_-



    이 영화에서 뱀파이어의 전설을 다루는 태도 역시 전통적인 뱀파이어 장르와 상관없이 지극히 소녀들의 환상을 채워주는 방식입니다. 꽃미남 뱀파이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빗대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자살할 수도 있는 인간을 부러워하죠. 심지어 이 영화의 뱀파이어들은 햇빛에 노출되도 새까만 재로 불타버리지 않고 피부가 보석처럼 빛납니다. 뭐. 한 마디로 저 사진 속의 아줌마들이나 그보다 어린 소녀들이 아닌 사람에게는 지뢰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전 지뢰를 알고도 밟은 걸까요? <트와일라잇>이 이미 별 볼일 없는 영화라는 것을 알았는데도 말이죠. 솔직히 얘기하자면 미국 현지의 엄청난 흥행 기록을 보고 전편보다 보강된 뭔가가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죠. 오히려 전편보다 더 닭살돋는 내용들만 가득했습니다. 이 영화의 흥행비결이 저런 아줌마들에게 있었다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었고요. 그나마 CG늑대가 복실복실하니 귀여워서 아주 조금은 위안이 됐습니다.


    머리깎고 강아지 외모의 훈남으로 변신한 제이콥에게 흔들리는 벨라.



    그나저나 이 영화가 이처럼 엄청난 흥행을 하는 것을 보니 새삼 여자들의 빠심은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듀나님은 <트와일라잇>에 대해 "척 노리스와 스티븐 시걸의 영화들 처럼 [트와일라잇]도 특정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특화된 오락"이라고 평했습니다. 공감되는 얘기지만 척 노리스와 스티븐 시걸의 영화들은 시장에서도 특화된 오락이라는 스스로의 지위에 걸맞는 정도로만 흥행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영화들이 단 3주만에 전 세계에서 몇 억 달러의 흥행을 하는 일은 없어요. 하지만 <뉴 문>은 '노소'를 가리지 않는 여성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그야말로 기이할 정도의 흥행 기록을 보여주고 있죠.

    이렇게 작품의 질과 상관없는 엄청난 흥행은 한때 국내 영화계를 휩쓸던 조폭 코미디물의 흥행과도 비견될만 해요. 하지만 <뉴 문>이 전적으로 여성 관객들의 지지에 의존한 흥행이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조폭코미디물의 흥행보다 더 특이한 현상으로 여겨집니다. 이미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3편이 촬영중이고 4편까지 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트와일라잇>이 적은 제작비로 엄청난 수익을 올림에따라 헐리우드에서 비슷한 아류작들이 대거 탄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앨리스가 이 패션으로 포르쉐를 몰고 이탈리아의 전원도로를 달리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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