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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 - 호랑이들의 식사 시간나의 이야기/견문록 2009. 10. 28. 09:30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씩 동물 먹이주기와 설명회를 합니다.
관람객이 직접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질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동물원이 워낙 넓고 동물의 수도 많아서 모든 설명회와 체험을 하루에 다 할 수는 없으니 미리 시간을 보고
계획을 짜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아무 정보 없이 갔다가 하마터면 그 재밌던 호랑이 식사 시간도 못볼 뻔 했네요.
서울 동물원에서 호랑이 사육사는 동물원 입구에서 가장 끝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게다가 그 길이 완만한 오르막으로 되어 있어서 호랑이를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열심히 걸어와 호랑이를 보고 났더니
기운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본 후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갑자기 호랑이 사육사 앞이 웅성거리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가봤더니 호랑이 먹이주기와 설명회가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위에서 사육사가 닭고기를 들고 나타나자 어린 호랑이들이 쳐다봅니다. 짜식들.. 용케 밥 주는 건 알아가지고.
한 마리 던져주자 정신없이 달려들더군요.
닭을 득템한 녀석이 후다닥 자리를 뜨고.
다른 녀석들은 사육사가 던져주는 닭을 차지하려고 다시 아웅다웅합니다.
요녀석도 득템.
어이쿠 내 닭!
닭 한 마리를 아그작 아그작 순식간에 먹어치우더군요.
왠지 요녀석은 맛을 음미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위에서 던져주는 닭을 한 입에 받아버린 녀석. 사육사님 나이스샷~! ㅋ
어이쿠~ 얘는 놓쳤네요. ㅋ
맛있다!
여기까지가 어린 호랑이들의 식사였습니다. 무척 즐거운 장면이었는데 곧 어른 호랑이들의 식사 장면을 보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어른 호랑이들의 식사 장면은 스케일이 달랐습니다.
이것보세요. 벽을 타고 점프까지 해서 닭을 받아먹습니다.
육중한 호랑이가 몇 미터를 단숨에 점프하는 모습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멋진 장면이었는데 미리 자리를 잡지 못해서 나무에 가려진 사진만 찍었네요. ㅠㅠ
요 녀석은 호랑이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던 분께서 가장 똑똑한 것 같다고 얘기한 녀석입니다.
다른 호랑이들은 닭을 던져주면 빨리 먹겠다고 벽을 타고 점프를 하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힘을 빼는데
이 녀석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사육사가 자신에게 던져주기만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어차피 사육사는 모두에게 골고루 줘야 한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이 말이죠.
맛있게 식사를 마친 호랑이들이 열심히 세수를 하고 있습니다.
귀엽습니다. ㅋ
응? ㅋ
그런데 요 녀석은 왜 돌을 핥고 있을까요?
배가 덜 찼나..?
호랑이 먹이주기를 보고 바로 사자가 있는 곳으로 가면 사자 먹이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을 잘 맞춰서 가면 모두 볼 수 있지만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가면 실컷 동물원까지 가서 재밌는 구경을 하나도
못하고 오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호랑이 먹이주기는 겨우 볼 수 있었죠. ^^;
그런데 맹수인 호랑이의 야성을 조금이나마 유지하기 위해 금요일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마찬가지 이유에서 일주일 중 하루는 살아있는 토끼를 먹이로 준다고 합니다. ㄷㄷㄷ
설명회에서 들은 얘기 중 흥미로웠던 점은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육사분의 말로는 고양이과 맹수들의 싸움은 무조건 숫놈이 암컷을, 그리고 덩치 큰 녀석이 이긴다고 하는군요.
몇 달전 전주 동물원에서 사자가 호랑이를 물어 죽인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사자는 숫컷 호랑이는 암컷.
사납기로는 어떤 표범이 가장 사나워서 그 녀석은 싸움이 붙으면 누구 하나가 죽을 때까지 절대
물고 놔주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표범도 덩치 큰 시베리아 호랑이의 적수가 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동물원 행사 스케줄입니다.
동물원에 비치된 안내지도 뒷면에도 나와 있지만 미리 알고 가시면 알찬 관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퍼왔습니다.
11월 15일까지니 얼마 안남았네요.
동물을 워낙 좋아해서 사진도 많이 찍었더니 세 번째 포스팅인데도 아직 동물 사진들이 많이 남아있네요.;;
<마이너 블로그>가 아니었다면 서둘러서 포스팅해 벌써 다 보여드렸을텐데 벌써 동물원에 다녀온 지
3주가 다 되어가는군요.;; 어쩌면 이래서 <마이너 블로그> 신세를 면치 못하는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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