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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잇 앤 데이 - 여성 취향의 유쾌한 코믹 액션물
    영화 이야기/감상 2010. 7. 21. 10:30



    나잇 & 데이
    감독 제임스 맨골드 (2010 / 미국)
    출연 톰 크루즈,카메론 디아즈
    상세보기



    로이 밀러(톰 크루즈)는 CIA 요원입니다. 준 헤이븐스(카메론 디아즈)는 자동차 정비공이죠. 두 사람은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쳐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준은 상냥하고 멋진 로이에게 호감을 느껴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냐며 과감하게 들이대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로이는 돈 때문에 조국을 배신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였던 것이죠. 여기서부터 둘은 함께 세계 이곳저곳을 돌며 때로는 툭탁거리고 때로는 샤방하게 액션과 코미디를 번갈아가며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서 수없이 봐왔던 평범한 전개죠.

    하지만 <나잇 앤 데이>는 식상하다고 무시해버리기엔 꽤 매력이 있습니다. 그 매력은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의 캐릭터에서 나옵니다. 톰 크루즈는 지금까지 이 영화의 로이 밀러 말고도 첩보 요원 역할로 일당백의 액션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가장 익숙한 모습은 <미션 임파써블> 시리즈인데 어떠한 순간에서도 완벽한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로이 밀러는 이단 헌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객에게 보여지는 방식은 많이 다르죠. 이단 헌트는 갖은 폼을 다 잡고 액션을 보여주면서 끝까지 심각한 표정을 잃지 않습니다. 로이 밀러 역시 폼잡기에 있어서라면 이단 헌트 못지 않지만 심각해야할 장면에서도 허세를 부리는데 그 허세가 바로 <나잇 앤 데이>의 가장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허세로 인해 귀엽기도 하고 오히려 더 멋지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럽니다.

    오우삼 감독이 연출한 <미션 임파써블 2>를 떠올려보면 이게 무슨 얘긴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 영화에서 이단 헌트는 시리즈 중 가장 화려한 아크로바틱 액션을 보여주지만 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실소를 참을 수 없었죠. 화려한 액션과 심각한 표정은 80년대에나 먹힐 연출이었던 겁니다. 요즘의 추세는 사실적인 액션으로 가거나 아예 허풍을 쳐버리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본 시리즈가 전자의 형태로 헐리우드 액션에 새로운 경향을 몰고 온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반면에 <나잇 앤 데이>는 앞서 말했듯이 허세를 부리는 스타일이지만 어떤 장면에선 무척 사실적인 액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초반 비행기 신에서 로이 밀러가 보여주는 액션은 딱 제이슨 본 스타일이었죠. 차이가 있다면 로이 밀러는 그 상황에서도 술잔을 들고 허세를 부린다는 것. 유머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그런 장면에 큰 만족을 느끼겠지만 가벼운 느낌을 싫어하는 관객도 있더군요. 


    로이! 나 지금 무지 땡겨요.jpg



    그런 면에서 <나인 앤 데이>는 여성 관객에게 더 어필할만한 영화입니다. 시원한 액션과 골때리는 코미디, 말랑말랑한 멜로까지. 요즘 유행하는 말을 갖다붙이자면 딱 여성친화적인 블록버스터랄까. 실제로 관객들의 반응도 여자 관객의 반응이 더 좋은 편이더군요. 남자 관객들은 황당한 설정과 장난스런 분위기 때문에 불만이라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뭐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카메론 디아즈의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이 약간 슬펐지만(다들 나일 먹어가...ㅠㅠ) 그래도 여전히 방정맞은 모습이 잘 어울리더군요. 내일모레 50대가 되는 톰 크루즈는 여전히 멋졌고요. 적의 총탄이 빗발치는데 톰 크루즈가 카메론 디아즈에게 뚜벅뚜벅 걸어가서 달콤한 키스를 나눌땐 엄머! 멋져멋져! 이러면서 자지러졌지요. 그 직전에 약기운에 취한 카메론 디아즈의 솔직한 속궁합 타령에 이미 자지러져 있는 상태에서 카운터 펀치를 맞은 셈.

    액션 연출은 초반과 후반이 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행기 안에서의 액션이나 그 후 도로에서의 추격전은 과장돼 있으면서도 정교한 느낌이 들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대충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특히 스페인에서 안토니오의 부하들과 벌이는 추격전은 산만하기만 하고 연출의 묘미를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그밖에 요소들은 대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준의 시선을 페이드 아웃으로 처리하는 독특한 연출도 코믹함과 깔끔한 전개에 한 몫 했죠. 한편, 정신없이 웃기는 가운데 로이 밀러의 정체에 관한 아리송한 에피소드를 초반부터 살짝 살짝 등장시키면서 '저건 뭘까?'하는 긴장감을 갖게 하다가 후반에 가서 꽤 짠한 드라마로 완성시키는 연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다


    - 와, 리뷰 정말 오랜만에 쓰네요. 이것도 사실 2주 전에 본 영화입니다. 그동안 간간히 개봉작들을 보긴 했는데 리뷰를 너무 안썼네요. 요즘은 뭘 쓰기가 참 힘들어요. 예전에도 쉽게 술술 쓰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밌는 영화를 보면 꼭 리뷰를 쓰고 그랬는데... 요즘은 콩심이가 어서 리뷰를 써내라고 닥달해도 잘 안써지더라고요. 허구헌날 먹는 것만 탐하고...ㅋ

    -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톰 크루즈가 더 나이 들기전에 있는대로 뽕을 뽑겠다는 자세라도 좋으니 이런 유쾌한 영화에 더 많이 출연했음 하는 바람이 생기더군요. 콩심이도 톰 크루즈에게 완전 반해 사이언톨로지교 신도가 돼야겠다고 까불까불. ㅋ
     
    - 오늘 <인셉션>이 개봉하네요. <다크 나이트>에 버금가는 걸작이라니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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