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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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매직 아워나의 이야기/대화 2009. 9. 22. 14:23
분주한 도심의 일몰. 그대와 느리게 걷기. 그리움은. 흔한 일상의 기억을 가슴아린 추억으로 바꾼다. KENOX GX-10, D-XENON 18-55 얼마 전 해질 무렵 테헤란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해질 무렵 서쪽 하늘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노을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아름다운 이 시간을 매직 아워라고 한다죠. 초밥 먹고 나와서 걷다보니 마침 걷는 방향 쪽으로 해가 지고 있더군요. 급하게 카메라를 꺼내 담아봤습니다. 마지막 사진 장노출은 난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찍었고 나머지는 손각대를 이용했습니다. 다섯 번 째 사진을 찍을 때는 해가 거의 져서 셔터 속도 확보하려고 ISO를 올렸더니 노이즈가 좀 보이네요. 역시 노을 사진, 야경 사진에는 삼각대가 정답. 하지만 강남에 초밥 먹으러 가면서 삼각대를 챙겨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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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물과 웃음나의 이야기/대화 2009. 8. 19. 14:00
그분을 선생으로 기억합니다. 슨상이라는 지역감정이 실린 단어로 비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땅의 민주와 평화를 향한 그분의 의지 앞에서 그런 모리배들의 비아냥은 한 줌의 먼지도 되지 않을 하찮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분을 눈물로 기억합니다. 그분은 거물급 정치인의 위치가 무색하게 여러 차례 혼연히 슬픔이 드러나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고된 정치행로의 동반자였던 고 문익환 목사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이 맞서 싸운 군사독재 세력에 의해 희생된 영혼들이 잠들어 있는 광주의 망월동에서, 자신의 반쪽을 잃은 것 같다고 얘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그리고 그 분의 웃음을 기억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이경규가 간다'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은 그분은 평생동안 반민주화 세력들과의 고된 정치적 투쟁에 온몸으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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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기억하다나의 이야기/대화 2009. 8. 6. 22:51
가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데 술이 마시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출출할 때 이런저런 먹을거리를 사다가 반주로 곁들이는 식이다. 치킨을 시켜 먹을 땐 맥주, 순대를 사왔을 땐 소주, 어쩌다 엄마한테 전을 얻어왔을 때는 막걸리, 이런 식으로. 그런데 맥주나 소주를 마실 때와 달리 막걸리를 마시고 알딸딸해지면 유난히 예전 기억에 빠져들며 홀로 센치해지곤 한다. 막걸리를 마시고 취한 적이 드물기 때문일까? 막걸리는 자주 마시는 술이 아니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막걸리는 내가 처음으로 맛 본 술이다. 나이가 들어 본격적으로 맥주와 소주를 마시기 전에도 막걸리를 종종 먹었던 기억들이 있다. 1. 뱀골 할아버지와 막걸리. 나는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외할아버지, 친할아버지 모두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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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무현을 다시 볼 수 있을까나의 이야기/대화 2009. 5. 27. 02:05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한 시대의 종말이다. 어떻게 보자면 이명박 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그가 꿈꿔왔던 세상은 일찌감치 종말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로 내려가 자신이 꿈꿔왔던 사람사는 세상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다. 재임시절 외교석상 상대국 수반을 대하는 자리에서 한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그는 평범한 시민, 학생, 어린이 앞에선 습관처럼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 농사일을 하는 와중에 한 잔씩 들이키는 막걸리는 쇼가 아니라 생활이었다. 스스로 권위를 벗어던지고 낮은 자리에 임하고자 했던 대통령. 우리가 이런 대통령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그저 치열하게 그를 기억해야 하는 것. 하지만 기억의 힘은 의외로 강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