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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나의 이야기/주안상 2010. 4. 22. 11:48

    익산 모현동 소주 한 잔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했습니다.
    가게 이름이 소주 한 잔.

    유동 인구가 별로 없는 외진 위치에서 테이블도 몇 개 안 놓고,
    여사장님 혼자서 주방 보고 서빙 보고 다하는 작은 연탄구이 삼겹살집입니다. 
    예전에 제가 회원으로 있던 지역 맛집 카페의 매니저님이 무척 좋아하던 곳이어서
    회원들 사이에 번개도 자주 열리곤 했던 곳입니다. 그 이후로도 가게 이름만큼이나
    소주 한 잔 하기 편안한 분위기 때문인지 작은 가게엔 여전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가게가 입소문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그 지역 맛집 카페는
    활발하게 돌아가다가
    어느 날 나이든 어르신 회원들의 꼴같잖은 세 다툼으로 분란이 일어나
    지금은 회원들의 활동이 거의 없이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그러는사이 당시 카페에서 회원들에게 막말하며 분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은
    어느새 명망있는 맛집 전문 블로거로 이름을 날리고 있더군요. 


    씁쓸한 얘기죠. 가끔 글이나 올리던 마이너 회원인 제가 생각해도 이럴진대
    그곳에서 친목 활동도 열심히 하고, 저보다 카페에 애정이 컸던 회원들은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할지... 이 가게가 그 맛집 카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보니
    이곳에 갈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쨌든 이날은 형과 둘이서 축구를 보고 오는 길에 춥다고 같이 안 간 형수님이
    껍데기가 드시고 싶다셔서 이곳에 갔습니다. 항정살과 껍데기를 시키려했으나
    항정살이 떨어져 삼겹살과 껍데기 주문. 껍데기는 따로 안시켜도 서비스로 몇 장 주시는데
    1인분(5,000원)을 시켰더니 엄청 많이 주시더군요.  



    결국 껍데기는 다 못 먹었습니다.
    커다란 통삼겹살 한 판에서 바로 잘라내 주시기 때문에 고기 두께는 사장님 마음.
    보시다시피 엄청 두껍더군요.



    지글지글.



    반찬.


    요게 맛있었습니다. 석박지라고 하죠? 무를 납작하게 썰어서 담근.
    막 담근거라 익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양념에 젓갈향이 적당히 나는 것이 꽤 맛있더라고요.
    보통 익지않은 깍두기나, 열무 김치는 별 맛이 없기 마련인데 이건 두 접시나 먹었습니다.
    예전에 대전 태화장에 갔을 때 별 거 없이 막 담근 깍두기 맛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그 맛이 생각나네요.

    [대전맛집] 태화장 - 56년 전통의 중화요리집




    고기가 두껍다보니 연탄불에서 익는데 좀 오래 걸리더군요.


    껍데기가 탁탁 튀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고, 김치도 노릇노릇.


    삼겹살 추가. 고기 두께 보이시나요? ㄷㄷㄷ


    왕소금 살살 뿌려서 잘 익혀줍니다.



    휘릭휘릭.


    고기가 두껍다보니 가위로 잘라도 납작해지지 않고 사각 기둥 모양이 됩니다.



    이곳의 특이점.
    밥을 시키면 이렇게 구운 김이 나오고,


    밥은 냄비밥으로 즉석에서 지어서 주십니다.



    갓지은 냄비밥을 이렇게 김에 싸서 간장에 콕 찍어먹으면 별미.



    밥 먹은 후에 누룽지.




    운전 때문에 진짜 소주 한 잔만 했네요. ㅠㅠ

    원래 고기 먹을 계획이 없다가 형수님덕에 얻어 먹은 날입니다.
    저희 형이 아직 신혼이라
    형수님이 뭐 드시고 싶다시면 바로바로 사주더군요.
    다음엔 형수님께 살짝 곱창이 드시고 싶다는 얘기 좀 해주시라고 해야겠습니다.
    곱창에 소주라면 처음부터 차도 놓고 아주 제대로 준비하고 갈텐데 말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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