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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던 어느 여름날 오후. 학림 다방은 이미 푸근한 가을이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홍수속에서 오랜 시간 꿋꿋이 대학로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곳. 낡은 다방 소파와 칠이 벗겨진 테이블은 서른 둘의 전혜린이 생애 마지막 날을 보냈던 그 때 그대로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