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2 - 1편의 단점이 그대로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바야흐로 자본만 있다면 스크린 위에 실현하지 못할 장면들이 없는 시대입니다만, 그렇다해도 실사영화에서 로봇들이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놀라운 일입니다. <트랜스포머>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마이클 베이의 별 볼일 없는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죠. 전편의 성공으로 마이클 베이는 <트랜스포머>를 요즘 유행처럼 3부작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후속편 제작에 착수. 1편이 개봉한 지 2년 만에 후속편을 내놓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은 1편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 크게 새로울 것도 없고, 전편의 아쉬운 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왠지 이런 영화를 스크린에서 접하지 않는다면 손해보는 듯한 그런 느낌도 여전하죠. 때문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작품 역시 1편 못지않은 대박을 기록할 것이 예상됩니다. 국내 개봉 첫날에만 5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샘은 집을 떠나 동부의 대학에 들어가지만 샘의 대학 생활은 하루만에 쫑납니다. 나쁜 로봇(디셉티콘)들이 큐브인지 매트릭스인지를 찾기 위해 지구에 다시 쳐들어오거든요. 뭐. 근본적으로는 옛날 옛적 로봇의 선조들이 지구 모처(네, 예상하고 하고 있는 그 곳이 맞습니다.)에 설치해놓은 기계를 작동시켜서 태양을 로봇 종족의 에너지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 정보들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트랜스포머>를 보러 온 관객들이 짜임새있는 서사 구조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것은 아닐테니까요. 이 영화에선 로봇들이 얼마나 쌈빡하게 폼 잡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죠. 로봇들은 가끔씩 효과적으로 폼을 잡습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첫 등장씬은 제대로 폼나죠.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1편에 비해 새로 등장하는 로봇들이 많아졌는데 로봇 캐릭터들이 효과적으로 소개되지 않아 정신이 없습니다. 마이클 베이의 의중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뭐 이런 것이었을까요? 로봇들이 뒤엉켜 싸우는 장면에서 정신이 없기는 1편과 비슷합니다. 뭔가 화면속에서 멋진 장면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즐기기엔 너무 어지럽습니다. 그저 알록달록한 색이 있는 로봇이면 오토봇, 무채색이면 디셉티콘. 이런 식으로 구분해야하는 정도입니다. 특히 후반부에 디셉티콘 진영의 로봇들이 떼거지로 등장하는 대목에선 효과적으로 연출되지 않은 채 사용되는 특수효과의 과잉이 어떤 폐해를 일으키는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이건 뭐. 눈만 어지럽지 전혀 멋지지가 않고 그 요란한 장면에서 오히려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지적은 1편에서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2년 동안 하나도 개선이 안되었더군요. 액션 장면의 강약 조절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로봇들의 격투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밀고 밀리는 그런 모습도 없이 툭탁툭탁 정신없이 합을 주고 받다가 어느 순간 승부가 결정나버립니다. 명색이 메가트론이 스승으로 모시는 폴른인데 그렇게 싱겁게 끝나버릴줄은... 어떤 면에선 1편보다 퇴보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번 작품에선 1편에서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를 블랙아웃이 습격하는 장면처럼 타이트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습니다. 규모의 확장이 반드시 관객의 만족도로 돌아오는 것은 아닌데 <트랜스포머>의 제작진들은 그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머는 전편에 비해 풍부해진 편입니다. 물론 그중에는 그다지 웃기지 않는 썰렁한 유머도 섞여있지만, 제트파이어의 영감님 개그나 귀순을 선언한 디셉티콘의 열렬한 마운팅은 꽤 재밌습니다. 그러고보니 그 둘은 오토봇의 트윈스와 함께 이번 편에 새로 등장한 로봇들 중 그나마 캐릭터가 살아있는 로봇이었군요. 나머지 로봇들은 대사도 없고, 중요한 장면에선 어디서 뭐하는지 화면에 등장하지도 않고 뭐 그렇습니다. 수다 1. 메간 폭스가 약혼자와 헤어지고 샤이아 라보프와 사귄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메간 폭스 눈빛이 신비롭고 몸매도 쏘 핫이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어서 샤이아 라보프가 그다지 부럽지는 않습니다. (부럽다는 것 같은데?) 두 배우 모두 특수효과로 범벅된 영화에서 아날로그 액션을 많이 보여주더군요. 뛰고 구르고 내동댕이 쳐지고, 물론 위험한 장면은 스턴트 대역을 썼을 테지만 가만히 있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먼지날리며 뛰어다닙니다. 나중에는 조금 안쓰럽기까지. 트윈스 - 트랙스와 비트 본능이라능, 존중해주시라능! 스니커즈의 한 장면 - LG도 아닌 GoldStar가 떡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