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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일지 #4 - 팔 젓기
    나의 이야기/일상 2014. 9. 24. 01:12



     


    8월 19일 첫 수업을 했으니 한 달이 막 지났다. 초기엔 의욕적으로 수업이 끝나고도 30분 이상 홀로 연습하고 - 그래봤자 물장구 수준이지만 - 수업이 없는 날은 한 시간 반 이상 연습했지만 그 얼마나 됐다고 살짝 슬럼프를 겪었다. 추석 연휴가 낀 주엔 하루나 나갔나. 


    바뀐 강사는 이전과 달리 꽤 강도있게 지도하는 편이다. 25 미터 레인에서 음파 호흡하며 발차기를 보통 4~5회씩 왕복 시키는데 체력이 약하고 요령이 없다보니 앞으로 잘 나가진 않고 숨만 차 반도 못가 멈추기 일쑤였다. 그런 식으로 한 시간 수업을 하면 온 힘이 다 빠져 어질어질 할 지경이었다. 그러다 드디어 팔 젓기 단계.


    처음엔 수영장 밖에서 자세를 알려줬는데 그냥 벽 짚고 하는 건데도 제대로 따라하겠다고 애쓰다 보니 팔이 욱신 거렸다. 다음은 어린이용 풀에서 한 쪽 무릎을 대고 음파 호흡과 함께 팔 젓기. 오른 팔을 저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숨을 들이 쉬어야 하는데 리듬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고개가 미처 물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숨을 들이 마시다 보니 코와 입으로 물이 자꾸 들어가 고역이었다. 그렇게 몇 번 연습하고 다시 25미터 풀로 가 본격적으로 팔 저으며 발 차기 연습을 했는데...  단순히 발차기로만 나갈 때완 차원이 달랐다. 온 몸에 휘감긴 물을 팔로 밀어내면 몸이 앞으로 쑤욱 나가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아직 호흡이 익숙치 않아 몇 미터 못 가서 물 먹다가 멈추기를 반복. 


    추석 연휴 동안 쉬었더니 이전의 느낌이 다 사라진 느낌이었다. 팔 젓기가 전혀 안 됐다. 함께 수업 받는 다른 강습생들은 몰라 보게 실력이 늘어 있었다. 나만 뒤쳐진 느낌. 물어보니 매일 2시간 씩 연습을 했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는데는 무조건 반복 연습이 최고지. 잘 안 된다고, 힘들다고 게으름 피운 사이 강습 동기들은 점점 더 물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오기..까지는 아니고 너무 오래 쉰 거 같아 나도 다시 연습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호흡이 안 돼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갔는데 내 모습을 본 다른 분께서 숨을 들이 마시기 위해 고개를 내밀 때 발차기가 약해지는 걸로 보인다고 자기도 그랬는데 발차기를 신경써서 계속 하다보니 몸이 물에 뜨게 돼 호흡하기가 좀 더 수월하더란 노하우를 알려줬다. 


    그 분 말씀대로 발차기를 의식하며 했더니. 과연! 숨쉬기가 한 결 나았다. 좀 더 하면 뭔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5미터 레인을 한 번도 안 쉬고 가는 건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었는데 발차기에 신경쓰며 호흡을 쉽게 하다보니 끝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됐다. 그 와중에 매일 두 시간씩 연습했다던 강습생은 킥판을 놓고 자유형 연습을 했다. 내가 보기엔 의욕이 넘치는 만큼 몸에 힘도 너무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어딘가. 일단은 적극적인 연습이 중요하겠지. 그렇게 어제 9월 22일 월요일. 다른 분의 노하우를 전달 받아 하루 만에 호흡이 좀 쉬워지고 난 후 오늘 수업 시간에 해보니 확실히 감이 왔다. 이제 팔 다리 자세를 최대한 정석으로 유지하기 위해 신경쓰는 게 필요할 것 같...기는 개뿔. 욕심내지 말고 호흡이 더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차근차근 꾸준히 가자.


    팔 젓기를 하며 물 속을 쑤욱 헤치고 나갈 때. 콩심이 생각이 났다. 콩심이는 몸이 작고 여렸는데 어렸을 때부터 배운 탓에 수영을 꽤 잘 한다고 했다. 언젠가는 사촌 언니와 동남아 어딘가에서 스쿠버 다이빙인가 스노클링인가를 한 적도 있는데, 물 속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있는 그 느낌이 무척 좋다고 했다. 콩심이는 좀 더 섬세한 언어로 그 느낌을 표현했었는데, 잘 기억나진 않지만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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