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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 강, 희망의 마지막 조각,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남의 이야기/휴식 2010. 11. 11. 01:19
패닉 1집은 TV에 나오던 달팽이와 왼손잡이만 들었는데 2집 3집은 테이프를 사서 주구장창 들었습니다.
곡은 물론이고 가사가 참 좋았어요. 딱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 감성에 어울리는 가사들이었죠.
지금 생각해봐도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가사를 썼을지 참 대단합니다.
그 뒤론 음악 듣는 취미 자체가 시들해져서 패닉을 특별히 찾아 듣지 않았는데
어쩌다 듣게 되는 곡들도 예전 같지 않더군요.
뭐랄까 성장과정에서 끊임없이 세상과 자아 사이에서 방황하고 질문하던 패닉은 더 이상 없고
생활인이 되어버린 이적만 남은 느낌이었습니다.
다행이다나 빨래 같은 노래가 그렇잖아요.
이게 긍정적으로보면 객기어린 허세를 떨쳐버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감흥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뭐 그런 느낌은 성장통을 겪고 어른이 돼, 사랑을 하고 그 결실로 한 여자의 남편이 된 이적과 달리
저는 여전히 패닉의 2집 3집을 테이프로 듣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제 음색이 이적과 상당히 비슷해서 어렸을 적에 노래방에 가면 패닉 노래를 곧잘 부르곤 했드랬습니다.
간만에 라디오스타에 나온 이적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콩심이와 통화를 하다 패닉 노래를 한 소절 불러봤더니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화를 내더군요.
이상하게 콩심이는 내가 뭘해도 다 좋아하는데 노래만 했다하면 짜증을 냅니다.
저는 왜 그런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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