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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야도, 섬마을 풍경
    나의 이야기/견문록 2010. 2. 23. 09:00

    지난 1월 언젠가 개야도에 다녀왔습니다.
    개야도로 발령난 친구가 방학 중에는 혼자서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따라갔지요.
    개야도는 군산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데 군산에서 배로 4~50분 거리에 있습니다.
    다음 지도에서 보니 직선 거리로는 8km 가량 되더군요.

    고등학교때 제주도 이후로 섬에는 처음 가보는 것이어서 배로 50분 거리가 얼마나 될지 가늠이 되질 않았습니다.
    군산 여객 터미널에서 배를 탄지 30분이 지나도 여객 터미널이 그대로 보이더군요.
    다음 날 잘 봤더니 개야도 선착장에서도 군상항이 보이더라고요. 한 마디로 그닥 멀지 않은 섬이라는 얘기.
    하지만 겨울철에 하루 한 번 있는 배편은 눈이 오거나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결항되기 일쑤라고 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하루 만에 나올 수 있었지만 운이 없으면 꼬박 며칠을 섬에서 지내야 한다네요.



    군산항 여객터미널. 생전 두 번째로 배를 타고 섬에 가려니 두근두근.


    이 큰 배는 중국 가는 배.


    썬샤인호 옆에 있는 배가 개야 훼리호입니다.



    객실 안. 앞에 있는 TV는 바다로 나갈 수록 지직거렸습니다. 뒷쪽에선 아저씨가 쥐포를 구워서 팔더군요.
    아주 옛날에 극장에서 팔던 것처럼 신문지에 싸서 줬습니다.



    배를 타고 한참을 나와도 계속 군상항이 보여서 의아해 하던 중 어느 순간 벌써 섬에 도착해버리더군요.
    전형적인 작은 어촌 마을의 풍경입니다.




    엄니가 싸준 반찬거리며, 갈아 입을 옷가지 등을 싸들고 가는 친구 녀석.
    집들이 서울의 오래된 주택가마냥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평화롭고 조용한 개야도를 위하여 저녁 10시부터는 술을 팔지 않는다네요.
    저걸 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97년도인가? 그 무렵까지만해도 술집들이 12시 이후엔 영업을 못했었죠.
    가끔 12시가 다 돼도 누가 술마시자고 부르면 기어나가곤 하는 요즘에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지나니 이렇게 널찍한 갈대밭이 나오더군요.


    위치상으로 섬의 한 가운데에 꽤 넓은 갈대 습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무렵 군산을 비롯한 서해안 일대에 눈이 참 많이 내렸었는데 이 날은 날씨가 좋았습니다. 



    파란 하늘.


    가다보니 웬 트럭이 길 옆에 쳐박혀 있더군요. 눈이 많이 왔을 때 미끄러진 모양입니다.
    친구 얘길 들어보니 12월에도 이렇게 있었다는군요. 견인 차량이 없어서 방치해 놓은 것 같습니다.
    지금쯤은 견인했겠죠?
    개야도는 섬이 작아서 자동차가 다닐 만한 길도 거의 없습니다.
    개야도에서 본 자동차는 요 녀석과 다음 날 본 다른 트럭 한 대가 전부였습니다.



    개야도 초등학교. 전교생이 7명이랬나?
    (개야 초등학교 전교생 15명이라네요. 개야도 초등생으로 보이는 두 네티즌께서 댓글로 일러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별로 없다보니 운동장에 쌓인 눈도 발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본 학교 복도. 아무도 없으니까 좀 음산했습니다.
    마치 저 끝에서 최강희가 점프컷으로 둥!둥!둥! 하면서 다가올 것만 같은.


    첫 날은 여기까지.

    이후엔 마치 80년대 초반 대학가의 작고 퀘퀘한 자취방을 연상케하는 친구의 관사에서 뒹굴거리며 놀았습니다.


     


    친구에게 이 섬에 해변은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길래, 다음 스카이뷰로 확인해 보니
    학교 바로 뒤가 해변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마당에 나와봤더니 파도 소리까지 들리더군요. 

    학교 옆으로 난 작은 언덕 길만 넘었더니 이런 해변. -_-;



    전날과 달리 날씨가 좀 우중충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전날에 해변을 찾아볼 걸 그랬습니다.
    3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었는데..;;



    느낌상으로는 그래도 섬마을 해변이라고 서해치곤 물이 좀 깨끗해 보이는 것도 같고...




    해변을 좀 거닐다가 배를 타러 가던 길. 
    어제와 마찬가지로 좁은 골목길 사이를 지나 선착장으로 가는데 어제는 못 봤던 큰 나무가 보였습니다.
    마을 어귀에나 어울릴 법한 꽤 오래 되고 큰 나무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넓지 않은 공간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으니 좀 신기했습니다.  





    어촌 풍경 



    개야도 백구. 녀석 자알~ 생겼네요.  
    이 녀석도 어제는 미처 못보고 지나쳤는데, 낯선 저를 보더니 갸우뚱하며 호기심을 드러내더군요.
    날이 추워서 물그릇에 물이 다 얼었어요.






    개야도 갈매기. 갈매기 녀석이 어찌나 통통하던지 사진 찍기 좋더군요. ㅋ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인데 잘 보면 저 뒷편으로 군상항의 모습이 보입니다.
    처음 친구 얘기를 들었을 때는 꽤 먼 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육지가 보일 정도의 가까운 섬이었습니다. 
    배가 안뜨면 꼼짝없이 나가지 못하는 것은 먼 섬이나 매한가지라지만.  




    개야 훼리호. 돌아올때는 40분 밖에 안걸렸습니다. 아마 물때에 따라서 뱃길도  달라지나 봅니다.




    배를 타고 온 주인을 마중나왔다가 신나게 쫓아가던 강아지.


    이날 집에 오니 오후 쯤에 또 눈이 내리더군요. 하마터면 섬에 갇힐 뻔 했습니다.


    며칠 후 친구가 다시 섬에 들어갈 때 다른 친구를 불러서 함께 갔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배가 안뜨는 바람에 3일이나 섬에서 못나왔다더군요. 그때는 제가 안따라가서 정말 다행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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